50조 투자가 물거품?…美, 삼성·SK 중국공장에 '제동'

인더스트리 / 차혜영 기자 / 2025-09-01 18:29:29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2월 31일부터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를 반입할 때마다 미국 정부의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지난달 29일 연방관보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법인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9월 2일 관보 정식 게재일로부터 120일 뒤인 12월 31일부터 시행된다.

VEU는 미국 정부가 신뢰하는 기업에 한해 수출 통제 품목인 미국산 장비나 기술을 별도 허가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이번 조치로 삼성 반도체 유한공사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유한공사,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인텔 반도체 유한공사 등 3곳이 VEU 명단에서 제외됐다.

미국 상무부는 기존 공장의 생산에 필요한 수준의 장비 공급은 일부 허가하되, 생산 능력을 확대하거나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차단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핵심 생산거점인 중국 공장의 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전체 낸드플래시의 35∼40%를, SK하이닉스는 우시와 다롄 공장에서 각각 D램의 40%와 낸드플래시의 30%를 생산하고 있다.

양사가 이들 공장에 투자한 금액은 총 50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에 약 30조원을,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과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약 15조원을 투입했다.

미국산 장비 반입이 까다로워지면서 이들 공장이 첨단 공정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기존 제품만 생산하는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8월 반도체 수출액이 151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의 이번 조치와 관련해 국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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