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알파경제 유튜브) |
[알파경제=영상제작국] 글로벌 플랫폼 기업 네이버에서 최인혁 테크비지니스 대표 복귀를 둘러싼 내홍이 여전합니다.
네이버 노조(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지난 27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 사옥 1784에서 최 전 COO 복귀 여부 조합원 총투표 결과를 전했습니다.
공동성명은 지난 22일 오후 5시부터 26일 오후 7시까지 최 전 COO의 복귀 반대 찬반을 묻는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했는데요.
투표 대상 조합원 5701명 중 투표율 79.06%, 최인혁 복귀에 반대한 비율이 98.82%였습니다.
공동성명은 이 같은 결과를 기반으로 사측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고 다음 달에는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선언합니다.
◇ 이해진, 최인혁 복귀 전격 결정
30일 알파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인혁 대표 복귀 결정은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이사회 의장이 전격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네이버 고위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이해진 의장이 네이버 현 상황을 위기로 진단하고 같이 돌파할 수 있는 적임자로 최인혁 대표를 낙점, 복귀를 본인이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일부에서 들리는 최측근 A씨나 B씨의 복귀 추천은 없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해진 의장이 복귀하면서 최수연 대표와 함께 난국을 헤쳐 나갈 또 다른 키맨으로 자신의 오른팔인 최인혁을 불러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 측은 “최인혁 대표의 복귀는 최수연 대표가 결정한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전달해왔습니다.
◇ 네이버 노조의 반발에도 사측 ‘나몰라라’ 왜?
최인혁 복귀설이 돌 때 이미 노조는 반발의 기미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실제 최 대표의 복귀가 현실화하자 네이버 노조는 피켓시위는 물론 조합원 총투표도 추진하면서 사측을 압박합니다.
한치호 시사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전통적인 대기업이었다면 노조를 담당하는 인사부서에서 물밑 협상에 나서 노조를 끝내 설득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금 네이버 상황은 오너가 결정한 일이니까 오너가 풀어야 한다는 식으로 인사부서 등이 팔짱 끼고 방관하는 모양새로 읽힌다”고 지적했습니다.
네이버 대관 등을 담당했던 한 인사는 “사고가 터지면 담당자가 나서 진화하기보다 최고위 관계자들이 해결·해명하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식의 보이지 않는 나쁜 관행이 있다”면서 “현 인사부서도 이해진 의장이나 최수연 대표가 알아서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최인혁 전 COO 복귀와 관련 명확한 답변을 준 적이 없다”면서 “사측에 30일까지 답변을 요구했으며, 회신하지 않을 경우 오는 6월 11일 2차 집회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네이버 개발, 최인혁 CTO 역할 기대
네이버는 과거 기술 본위 기업 혹은 개발자의 천국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네이버를 떠나 다른 대기업군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너무 많아 고민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금융권 이직을 선택한 네이버 개발자 출신 한 관계자는 “최인혁 대표가 회사를 떠나고 나서 CTO 역할이 거의 없다고 느낄 만큼 개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증폭된 것으로 안다”면서 “내부에서는 최 대표 복귀로 개발자들이 맘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는 도의적 책임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된 최인혁 퇴임 이후 수년간 마른 수건도 짤 정도로 짠물 경영을 해왔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때문에 지금은 미국 포쉬마크 의장 역할을 맡으며 네이버에서 한발 뒤로 물러선 김남선 전 CFO의 비용통제에 대한 개발조직 내 반감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 바뀔 리 없는 이해진의 선택..남은 것은 노조설득
전·현직 네이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해진 의장의 결정은 뒤바뀔 리 없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네이버가 개발자 천국으로 되돌아가지는 못하더라도 개발이 안돼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내지 못하는 현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입니다.
지난 주총에서 한 주주가 자신의 주변에서 네이버AI 하이퍼클로바X를 쓰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는 일갈이 뼈 아플 정도입니다.
네이버 노조 또한 극한투쟁으로 이해진 의장과 직접 맞서는 일은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요.
네이버 내 직원 괴롭힘 사망사고와 관련, 법원이 최인혁 대표의 방조 및 조장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죠.
노조 역시 법의 판단을 받은 최인혁 대표의 복귀를 무조건적으로 철회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기에는 명분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이 때문에 네이버 인사 총괄인 황순배 HR부문장의 역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권세원 노무법인 이평 대표변호사(법학박사)는 “사측이 주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 노조와 사전 협의를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결정이 선행될 수밖에 없다면 노조에 납득할 만한 설명과 이해를 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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