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알파경제와 인공지능 공시분석 프로그램 개발사 타키온월드가 공동 제작한 콘텐츠다. 기업 공시에 숨겨진 의미를 정확히 살펴봄으로써 올바른 정보 제공과 투자 유도를 위해 준비했다.
![]() |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사진=두산에너빌리티) |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올해 수주 목표가 10.7조원으로 제시했고,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이어서 실적개선이 점쳐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2일 인공지능공시분석 프로그램 타키온월드에 따르면 박지원(60)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이 자사주 3만2160주를 매수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매수단가는 2만6581원이고, 이번 투자액은 약 8억5000만원이다.
이번 매수로 박 회장의 두산에너빌리티 보유 주식은 31만7285주가 됐다. 11일 종가 기준으로 박 회장의 지분 가치는 약 81억원이다. 박 회장의 아버지는 고(故)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다.
![]() |
(사진=타키온월드) |
박 회장의 마지막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22년 2월이었다. 당시는 탈(脫)원전을 지향한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막바지였다. 한 달 뒤에는 친원전을 표방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 대통령은 예상대로 친원전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더불어 작년 7월에는 한수원이 체코 원전을 수주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를 넘어 세계 원전의 강자로 부상할 준비를 마쳤다. 웨스팅하우스가 한국과 지난 1월 지식재산권에 합의했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는 알파경제에 “현재 한국이 원전의 세계적 강자이지만, 시작은 미국의 원조였다”면서 “원자력의 중요성을 간파한 이승만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미국에 원전 기술 이전과 건설을 요청했다. 때문에 국내 연구소 1호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아닌 한국원자력연구원”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50년 만에 한미의 원전 위상은 뒤집혔다. 미국은 쓰리마일아일랜드(Three Mile Island) 원전 사고로 원전을 기피했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눈부신 산업 발전을 이뤘다. 화력, 수력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전이 공급한 전기도 한국의 경제 발전에 한 몫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웨스팅하우스는 그새 주인이 몇 차례 바뀌었다. 대규모 원전을 수주할 여력이 안 됐다.
한국이 지난 2009년 UAE가 발주한 바라카 원전을 수주했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는 신규 원전을 건설할 능력은 안 됐지만, 과거 한국에 기여한 지적재산권이 남았다.
이를 바탕으로 양국은 바라카원전의 수익을 나누기로 했다. AI 여파로 전력 공급에 자신이 있는 미국이 전기 부족 국가로 돌변했다.
여기에 원전이 대안으로 떠 올랐다. 원전은 탄소 배출도 기존의 화력 발전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한다는 명분도 있다.
조호진 대표는 “원전이 세계 발전 시장의 주도주로 떠 올랐다. 한국은 대규모 수주할 때마다 발목을 잡는 웨스팅하우스의 지적재산권을 정리해야 했다”면서 “이번에 웨스팅하우스와 지재권 분쟁을 종료했다. 이로써 세계 원전 시장은 실질적으로 한국과 프랑스 구도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원전 건설이 가능한 국가는 한·불·미·중·러 등인데, 중국과 러시아가 독재국가라는 점에서 원전 수주전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외에도 가스 터빈에서도 강자이다. 가스 터빈 역시 화력 발전소의 핵심 장치라는 점에서 발전 수요와 연관인 깊다.
세계 가스터빈 시장은 두산에너빌리티 외에 GE·지멘스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해당 시장 역시 증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수주 목표로 10.7조원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력 분야 5.7조~5.8조원 정도를 포함해 올해 11.1조원 규모의 수주를 따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박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분석했다.
![]() |
(사진=구글) |
11일 종가 기준으로 1년 수익률은 53%, 올해 수익률(YTD)은 41%에 달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목표주가로 대신증권은 3만5000원을, NH투자증권은 3만3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알파경제 류정민 기자(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