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통장, 한국 내 서비스 힘들다… 한은 보고서 통해 진단

인더스트리 / 임유진 / 2023-05-09 17:52:35
애플페이.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임유진 기자] 애플페이를 제외한 애플의 금융서비스가 한국에 상륙하기 어려울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9일 ‘애플사(社)의 금융업 진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애플 금융서비스의 국내 진출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 “국내 법제도 문제부터 해결돼야”

보고서는 애플캐시와 애플카드, 애플페이레이터(Apple Pay Later), 애플통장 등 나머지 애플의 금융서비스는 단기적으로 국내시장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의 나머지 금융서비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면 국내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통장의 경우 국내 서비스를 위해서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또 통장계좌 발급수 제한, 지정기간 등의 여러 제약조건 아래에서만 영업활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애플통장과 유사한 국내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통장’의 경우 지난해 9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자 등록 없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애플페이레이터 역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야 국내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애플캐시는 선불충전금을 통한 재화와 용역 구매 등 간편결제 서비스 구조를 갖고 있어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 등록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애플카드는 국내 카드발급사와 제휴하면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 이미 다양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가 보급돼 있고 신용카드와 결합된 애플페이 서비스도 상용화됐기 때문이다.

◇ 국내 상륙해도 경쟁 녹록지 않을 듯

보고서는 애플의 금융서비스가 국내에 상륙하더라도 경쟁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봤다.

국내에서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애플 금융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페이처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아이폰에 대한 높은 선호도 등에 힘입어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보고서는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의 국내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규제강화 요구가 증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안정 위험, 독과점 심화, 금융소비자 보호 약화 등 빅테크 관련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사회적으로 규제강화 요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기존 은행권에서 빅테크와의 역차별을 주장하며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애플페이로 결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애플 금융서비스, 금융사 제휴방식으로 제공
 

한편 애플이 현재 서비스 중인 애플페이, 애플캐시, 애플카드, 애플페이 레이터, 애플통장 등 모든 금융서비스는 기존 금융회사와의 제휴방식으로 제공된다.

애플페이는 아이폰과 가맹점의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를 통한 비접촉식 결제서비스로 현재 글로벌 1위 간편결제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지난 3월 현대카드와 제휴해 국내에도 도입됐다.

국내 삼성페이와 유사하지만 결제데이터 전송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애플캐시는 제휴은행의 애플캐시 계좌 잔액을 이용해 애플페이를 통한 결제(온·오프라인 및 인앱결제), 개인 간 송금 및 은행 계좌이체 기능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가 선불충전금을 통한 오프라인 결제, 개인 간 송금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애플카드는 애플과 제휴한 미국 골드만삭스은행(GSBU)에서 발급을 지원해 아이폰 지갑에 탑재하는 신용카드다. 애플은 플랫폼과 브랜드를 제공하고 실질적인 카드발급 및 약정체결은 GSBU가 담당한다.

애플페이레이터는 수수료나 이자 없이 결제금액을 6주 동안 4번에 걸쳐 나눠 상환할 수 있는 선구매후결제(BNPL) 서비스다.

국내 유사 서비스로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플리카(토스)의 후불결제 서비스가 있다.

지난 4월 애플이 GSBU와 제휴해 내놓은 애플통장은 애플카드 이용자만 가입할 수 있는 저축예금 계좌다. 이자율이 지난달 17일 기준 연 4.15%로 시장평균금리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

 

알파경제 임유진 (qrqr@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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