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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국내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사상 초유 해킹 사고로 2300만명의 고객 정보 일부가 유출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고 발생 후 24시간 이내 정부에 신고가 이뤄져야 했으나, 40여시간이 지난 시점에 신고했다는 겁니다.
일각에선 SK텔레콤이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했던 건 아닌지 의혹까지 제기됐죠.
사태의 심각성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를 비롯해 관련 임원들은 25일 고개를 숙이며 사과와 함께 대책을 내놨습니다.
SK텔레콤은 국가 기간 통신 사업자로 고객의 소중한 정보를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었지만, 이를 막지 못한 겁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고객 정보가 유출된 상황 속 금융 계좌 등 아직 막대한 피해발생 보고가 아직 없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이 비판 받는 대목은 앞서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의 해킹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내부 보안시스템을 고도·정교화하고 관리·감독에 힘을 쏟아야 했으나, 소홀했던 거 아니냐며 유영상 대표에 대한 책임론까지 흘러 나오고 있죠.
유영상 대표 재임 기간 SK텔레콤은 고객 정보보호에 대한 투자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 기간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보안 투자비가 많이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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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022년 정보보호 투자비가 627억원에서 2024년 600억원으로 약 4% 가량 떨어졌습니다.
반면, KT는 2022년 1021억원에서 2024년 1218억원으로 19%, LG유플러스는 292억원에서 632억원으로 무려 116%가 상승한 겁니다.
SK텔레콤은 AI 등 신사업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늘렸지만, 고객 정보 보호에는 인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다시 말해 유영상 대표의 경영 기조가 내실보다 외형에 치중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SK텔레콤은 이번 해킹 사고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경찰 등 관계 당국과 사과 원인 분석과 피해 내용 파악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불법 복제 유심의 인증 시도를 차단하는 FDS(이상금융거래탐지, Fraud Detection System) 시스템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 관리하겠다고 밝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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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SK텔레콤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그럼에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내놓은 대책이기에 임시방편적인 성격이 짙다는 평가입니다.
최악의 경우 2, 3차 해킹 사태가 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런 혼란은 현장에서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노심초사 자신의 고객정보가 털렸다는 우려에 일부 T월드 매장, 로밍센터 등에 고객들이 몰려든 겁니다.
유심 교체는 내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지만, 관련된 정확한 지침이 고객과 대리점 등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SK텔레콤은 중대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심각한 해킹 사태에 직면했습니다. 기업 이미지 추락 우려도 나옵니다.
SK텔레콤은 근본적 대책 마련과 지속적 고객 정보보호 강화에 나서 해킹 사태 재발에 힘을 쏟는 재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알파경제 류정민 기자(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