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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이형진 선임기자] 7만 6000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노조에 집행부를 견제할 대의원 제도가 없다. 삼성전자 반도체 노조는 출범 3년이 지나도록 거대 조직을 통제할 최소한의 브레이크조차 마련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사측을 향해서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쇄신을 부르짖으면서, 정작 자신들은 위원장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기형적인 사각지대를 방치한 것이다.
기본적인 내부통제마저 실종된 권력이 빚어낸 참사는 끔찍하다. 노조를 장악한 최승호 위원장의 무소불위(無所不爲) 폭주는 노동운동의 궤도를 완전히 이탈해 비참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평가를 뒤로 하더라도 황제 투쟁의 낯뜨거운 민낯은 투쟁의 선봉에 서야 할 장수의 손에 들린 '비즈니스석 탑승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수조 원의 국부(國富)가 걸린 반도체 전선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연 직후 최 위원장은 협상장을 뒤로한 채 태국 휴양지로 날아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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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동료들에게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으면 동료가 아니다"라며 서슬 퍼런 협박을 날리면서 자신은 동남아에서 호사를 누렸다. 겉으로는 노동자의 헌신과 연대를 외치면서 뒤로는 특권을 쫓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극치다.
이런 견제 없는 독단은 노조 전체의 도덕적 파산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영업이익 15%를 떼어내 1인당 수억 원씩 나누자는 허황된 돈잔치 요구 속에서도 희귀질환 아동을 돕는 매월 몇만 원의 기부금은 "회사 돈 보태주는 꼴이 아깝다"며 단체로 끊어버렸다.
심지어 파업 불참자 색출 명분삼아 매크로를 동원해 동료들의 개인정보를 긁어모아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의혹마저 터져 나왔다. 이쯤 되면 노동의 가치를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 사적 이익에 눈이 먼 조폭식 이기주의 집단과 다를 바 없다.
지금 노조 내부에서조차 "최승호는 교주급이다", "속 좁은 위원장 맘대로다"라는 자조 섞인 탄식이 터져 나오는 것은 조직의 자정 능력이 한계에 달했음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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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시장과 학계의 진단도 냉혹하다.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노조의 성과급 정률 배분 요구는 주주의 잔여청구권을 침해하는 선배당 성격을 지닌다"면서 "이는 노조의 준주주화를 의미하므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추정 실적을 바탕으로 한 선지급 요구는 대리인의 도덕적 해이이며 계약이론에도 위배된다"고 직격했다.
수십조 원의 투자와 반도체 호황이라는 과실을 461만 소액주주의 피눈물을 밟고 독식하겠다는 주장은 어떤 학문적·경제적 명분도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국가 기간산업과 경제를 볼모로 잡은 시대착오적 인질극은 더 이상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없다. 철저히 망가진 노조 내부의 거버넌스를 방치한 채 맹주 행세를 하는 황제의 끝은 명확하다.
명분을 상실한 최승호식 독단적 폭주는 결국 거센 지탄 속에서 돌이킬 수 없는 참담한 몰락을 맞이할 뿐이다.
알파경제 이형진 선임기자(magicbullet@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