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 선발 등판한 오타니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
[알파경제=박병성 기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가 663일 만에 투수 마운드에 올라 '이도류'(二刀流·투타겸업) 선수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오타니는 17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선발 투수이자 1번 타자로 출전했다. 이는 내셔널리그 역사상 선발 투수가 1번 타자로 나선 세 번째 사례로, 1901년 짐 존스와 1953년 앨빈 다크(이상 뉴욕 자이언츠) 이후 72년 만의 기록이다.
이날 오타니는 1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총 28개의 공을 던졌으며, 스위퍼 10개, 직구 9개, 싱커 8개, 스플리터 1개를 섞어 구사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61km(100.2마일)에 달했다.
![]() |
사진 = 투수 오타니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
1회초 첫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의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우전 안타를 허용한 오타니는 폭투로 주자를 2루로 보낸 뒤 루이스 아라에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매니 마차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줬지만, 개빈 시츠와 산더르 보하르츠를 연속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오타니가 MLB 경기에서 투수로 등판한 것은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2023년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663일 만이다. 2023년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그는 2024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계약했으며, 첫 시즌에는 타자로만 활약했다.
지난 시즌 오타니는 타자에만 전념하고도 1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 54홈런, 59도루, 130타점을 기록하며 MLB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다저스 구단은 오타니의 등판 시점에 관해 함구하다가 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가 끝난 후 깜짝 발표를 통해 복귀 소식을 알렸다. 구단 측은 "오타니의 실전 복귀 시점은 여러 관계자의 토론 끝에 결정됐으며, 가장 중요한 건 선수 자신의 의지였다"라고 설명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가 1번 타자를 고집했다"며 "오타니라면 선발 투수로 던지는 날에도 1번 타자로 뛸 수 있다"고 전했다.
다저스 구단은 오타니의 건강을 철저히 관리하여 10월 포스트시즌에 그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파경제 박병성 기자(star@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