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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트럼프 관세가 예상보다 강했던 가운데 당장 협상을 통한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이번 분기, 길면 연말까지 관세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식시장 불안도 미국 소비에 부정적이다. 미국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닷컴버블 국면을 능가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 만으로 침체 위험은 높아진다"며 "미국 경제는 2~3분기 동안 미니 스태그플레이션 형태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 실물경기 둔화는 심리지표 위축보다 덜할 것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발표 이후 미국 경기 침체 전망이 강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침체를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소득과 고용이 양호하기 때문인데 명목과 실질 가처분소득이 모두 늘고 있고, 개인소비지출도 연초 기상 악화 영향을 제외하면 증가하는 흐름이다.
또한, 고용지표는 침체 전후 패턴이 일관적인데, 고용이 2분기 연속 감소할 경우 이미 침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분기 비농업부문 고용은 월평균 16.3만 명 증가했으며 안정적인 근로소득은 경기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실물지표(hard data)보다 경기 흐름을 신속하게 반영하는 심리지표(soft data) 부진에 대한 우려는 타당하다.
임혜윤 연구원은 "심리지표 부진이 반드시 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응답에 비해 기업들의 투자나 채용 계획 변화가 크지 않다는 점도 실물경기 둔화가 심리 위축보다 완만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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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화투자증권) |
◇ 경기반등 지연 예상, 금융시장 스트레스 유의
관세 영향으로 미국 경기 반등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부진에 따른 순자산 감소와 저축률 상승은 소비 둔화, 기업들의 보수적인 대응은 투자 지연 요인으로 꼽힌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둔화를 제조업이 만회하는 흐름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 부담이 이번 분기와 3/4분기에 정점을 통과하면서 4/4분기부터 성장이 반등하는 흐름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침체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며 "지금의 고율 관세가 합의 없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가계와 기업 재무여건이 굳건한 상태임을 감안할 때 극심한 실물 침체는 피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취약점은 실물보다 금융시장 스트레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박성우 연구원은 "최근 달러와 미국 증시의 동반 약세는 미국 고유의 취약성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며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오르겠으나 연준의 금리인하가 불가능할 정도의 기대인플레이션 불안정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거대한 매크로의 광풍에 주목을 못 받을 수도 있겠으나 미국 1분기 실적시즌이 이번 주부터 시작되며 경제지표들의 만회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