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 반출 대해부]①자율주행 등 미래산업 ‘황폐화’…기술 생태계 종속 우려도

인사이드 / 차혜영 기자 / 2025-05-10 09:11:19
디지털 트윈, 스마트시티 등 산업 고도화…공간데이터 중요성 부각
국내 공간정보업체 큰 타격 불가피…기술 생태계 종속 우려
“정부, 성급한 '지도 반출' 의사결정…미래 산업을 황폐화할 수도“

구글이 한국 정부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요구한 가운데, 정부가 오는 15일 박상우 장관 주재로 1차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학계·업계는 물론 외교·국방 등 관련 부처까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가 허용할 경우 최초의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사례가 된다. 알파경제는 구글 고정밀 지도 반출 관련 ▲산업 ▲안보 ▲글로벌 동향 ▲서비스 비교·경쟁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자세히 살펴보고 한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구글은 지난 2007년과 2016년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안보상의 이유로 이를 불허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구글 측에 국내 서버 구축 및 고정밀 지도 데이터 활용 방안을 제시했으나, 구글은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맞물려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2025년 5월 8일자 [현장] ”韓 미래산업 핵심자원 유출되는 것”…정부, 구글 정밀지도 반출 결정 임박 참고기사>

올해 2월 구글은 한국 정부에 고정밀 지도 반출을 재차 요청했고, 통상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카드 중 하나로 부각되면서 자칫 구글에 지도 반출 허가를 내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구글)


◇ 디지털 트윈, 스마트시티 등 산업 고도화…공간데이터 중요성 부각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은 국내 공간정보산업이 가진 장기적이고 미래적인 부가가치와 구성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 스마트시티 등 관련 기술과 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공간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공간정보산업은 무엇보다 파급효과가 큰 시장”이라면서 “지도 그 자체가 수익화의 원천이 되기보다는, 지도를 기반으로 한 건설, 스마트폰 등 GPS 관련 기기, AR,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드론, 로보틱스 등 관련 부가가치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술 발전에 따라 더욱 부가가치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국내 공간정보산업의 부가가치율은 25.49%로 전체 산업 평균인 24.33%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는 디지털트윈, 로보틱스 등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5월 10일자 [구글 지도 반출 대해부]③빅테크, 디지털 트윈 경쟁 심화…AI 주권 데이터 확보전 총력 참고기사>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디지털 트윈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3년 167억5000만달러(한화 약 23조원) 수준으로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5.7%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연합뉴스)


◇ 국내 공간정보업체 큰 타격 불가피…기술 생태계 종속 우려

특히 국내의 경우, 공간정보업체의 99%가 중소기업인 상황으로 구글 지도 반출 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간정보산업 사업체 수는 5955개로, 총 매출액은 11조780억원 수준이다.

ICT 업계 관계자는 “만약 구글이 국내 1:5000 정밀지도를 가져가게 되면 무상으로 구글 웨이모 등의 자율주행학습이 가능해, 성장 중인 국내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 등 산업 역시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해외 기업에 국내 기술 생태계가 종속되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 <2025년 5월 10일자 [구글 지도 반출 대해부]②”美 정부 관할 아래 놓일 수도”…안보·주권 침해 논란 참고기사>


구글이 지난 2008년 모바일 버전 지도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 당시 미국과 유럽의 내비게이션 최대 사업자였던 탐탐(TomTom)과 가민(Garmin)의 주가는 각각 85%와 70% 가까이 폭락한 사례도 있다.
8일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토론회 참석자들이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정부, 성급한 '지도 반출' 의사결정…미래 산업을 황폐화할 수도“

국토교통부 역시 국내 산업 구조를 파악하고 2016년 공간정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토교통 7대 신산업 육성’ 대상으로 공간정보를 선정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장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바 있다.

박건수 국토교통부 국토정보정책관은 “디지털트윈의 핵심 요소인 공간정보는 국토의 지능적 관리와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핵심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지도·공간 데이터는 사회 운영과 국가 안보를 위한 기반 인프라로서, 기술 고도화와 더불어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까지 국가 기반 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김석종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장은 알파경제에 "구글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내줄 경우 산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정부는 성급한 '지도 반출' 의사결정이 미래 산업을 황폐화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

주요기사

[분석] 정부 조직 개편안,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MB 시즌2 우려
[현장] 영풍 “고려아연 경영진, SM 시세조종 사건 연루 의혹 증거 제시” 수사 촉구
[공시분석] 알테오젠 주가, 올해 55.83% 달성…”코스피 이전 주가 더 오른다”
[현장] SKT 해킹에 1347억 과징금 폭탄, KT·LGU+는 자진신고 거부하고 되레 공포 마케팅?
[현장] 포스코, HMM 인수 검토 착수…자문단 꾸려 사업성 분석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