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메리츠증권, 캐피탈 500억 유증...지속적인 재무지원 부담 요인

인사이드 / 김혜실 기자 / 2025-06-11 05:00:46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메리츠금융지주 자회사인 메리츠증권이 메리츠캐피탈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메리츠캐피탈은 모회사의 지원으로 재무안정성 저하 우려를 낮출 수 있게 됐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캐피탈에 대한 재무적 지원이 지속되고 있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가 메리츠캐피탈이나 메리츠증권 신용도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 500억원 유상증자 결정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이 메리츠캐피탈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 유상 증자에 나선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400만주를 1주당 1만 2500원에 발행해 500억원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은 메리츠캐피탈 유상증자 참여에 따른 자본 건전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증권에,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캐피탈에 출자하는 구조다. 메리츠캐피탈은 메리츠증권의 100% 자회사다.

메리츠증권이 메리츠캐피탈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구조 변동은 없으며, 납입 예정일은 2025년 6월 17일이다. 이와 더불어 메리츠캐피탈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제공)

◇ 메리츠캐피탈 재무안정성 저하 우려 낮춰줄 전망

우선 이번 유상증자가 메리츠캐피탈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메리츠캐피탈은 기업금융 수익기반 및 고수익 중고차금융 영위를 통해 이익창출력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 이후 시장금리 상승 및 부동산 경기 하락 등의 영향으로 연체자산이 빠르게 증가하는 등 건전성 저하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

2022년 이후 업권 전반에 걸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이며, 부동산시장 경기 둔화에 따른 건전성 저하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홈플러스 기업여신 2808억원의 고정 자산 분류와 일부 본PF 대출의 고정이하자산 분류로 인해 3월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은 6710억원, 요주의이하자산은 1조 329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과 고정이하자산비율도 각각 5.6%, 9.7%로 상승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메리츠캐피탈은 자산 매각 및 공매 진행 등을 통해 부실여신의 회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부동산경기 저하 등으로 회수에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최근 건전성 지표 저하의 주요 원인인 홈플러스 기업여신의 경우 궁극적인 회수 가능성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담보권 실행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제약여건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고 회수지연으로 인해 영업자산의 운용 효율성이 당분간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러한 상황 하에서 메리츠증권으로부터의 500억원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은 메리츠캐피탈의 재무안정성 저하 우려를 낮춰줄 전망"이라며 "이번 유상증자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 등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자본적정성 지표 관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지주 종목진단 (출처=초이스스탁)

◇ 메리츠증권, 자회사 지속적인 지원은 신용도에 부담 요인

메리츠증권의 신용도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자회사인 메리츠캐피탈에 대한 재무적 지원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출자금액 500억원은 메리츠증권의 2025년 3월말 기준 자기자본 6조8000억원, 작년 연간 순이익 6301억원규모를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특히 2023년 이후 자본적정성 비율의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지난 3월 말 기준 조정순자본비율은 145.9%, 순자본비율은 1029% 로 여전히 우수한 손실완충력을 보유하고 있다. 

윤재성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 참여가 메리츠증권의 신용등급에 즉각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라면서도 "다만 2022년 하반기 이후 시장금리 상승 및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메리츠캐피탈의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면서, 자회사인 메리츠캐피탈에 대한 재무적 지원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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