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금리 인상 대비 충당금 '사상 최대' 확보

글로벌비즈 / 우소연 특파원 / 2025-06-02 10:05:34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지급 부담 증가에 대비, 사상 최대 규모의 충당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일 전했다.


2024 회계연도 결산에서 일본은행은 수지 악화 시 인출할 준비금에 대해 법정 원자 전액을 충당금으로 계상했다. 

 

통상 원금의 50%를 적립금으로 돌리는 것이 원칙이나, 이번에는 처음으로 100%를 계상이라는 이례적 결정을 내렸다. 

 

이는 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 가능한 한 많은 준비금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일본은행은 미래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 상승 시 당좌예금 계좌를 가진 금융기관에 대한 이자 지급 비용이 증가, 일시적인 수지 악화나 자본 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다.

충당금 확보의 주요 재원은 '채권 거래 손실 충당금'이다. 이는 보유 국채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입과 금융기관에 지급하는 이자 비용의 차액 등을 재원으로 적립된다. 

 

일본은행법 및 회계 규정에 따라 계산 방법이 정해져 있다.

만약 이자 수입보다 이자 지급 비용이 큰 '역마진' 상태가 발생하면, 적립금의 50%를 활용해 적자 방지 및 축소에 나선다. 다만, 구체적인 인출 규모는 일본은행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2024 회계연도 결산에서는 당기 원금 전액에 해당하는 100%를 충당금으로 계상, 재무상의 승인을 받았다. 2023년도에는 75%였다. 

 

현행 제도가 도입된 2015년 이후 인출 비율을 살펴보면, 2015~2017년 50%, 2018년 95%, 2019~2022년 50% 등으로 변동해왔다. 100% 인출은 사상 최고치다.

2024 회계연도 적립금 증액 규모는 4727억 엔으로, 2023년(9227억 엔) 대비 감소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2024년 중 정책 금리를 0.1%에서 0.5%까지 인상, 이자 지급 비용이 2023년의 6.6배 수준인 1조 2517억 엔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 관계자는 "충당금으로 돌릴 수 있는 재원 자체가 줄었지만, 최대한의 적립금을 확보했다"며 "확보할 수 있을 때 최대한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최종 이익에 해당하는 잉여금은 일부를 제외하고 국고에 납부된다. 일본은행이 충당금을 늘리면 정부 세입은 감소한다. 

 

재무성 간부는 "불필요한 인출 비율 인상은 거절할 수 있지만, 일본은행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단기 금리가 2%까지 상승하고, 단기 금리와 장기 금리 차이가 0.25%에 그치는 수익성 악화 상황을 가정한 재정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상장지수펀드(ETF) 분배금 등을 고려해도 2025~2026년에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2027~2028년에는 최대 2조 엔 규모의 최종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장기 국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자 수입도 금리 인상에 따라 증가, 2029년 이후에는 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2031년경에는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일시적인 적자 또는 채무 초과 상태가 되더라도 정책 운영 능력에는 지장이 없다"며 "재무 건전성 확보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의 적립금은 2024년 말 기준 누적 7조 4577억 엔으로, 현행 적립금 제도가 시작된 2015년의 3배 수준이다. 

 

앞으로도 충당금을 확보할 방침이지만, 이자 지급 비용 증가로 인해 원금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은 2025년 인출 비율은 결산 시점에 재차 판단할 예정이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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