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우소연 특파원] 미국과 일본 정부가 관세 협상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의하면 아카자와 료마사 경제재정·재생부 장관은 워싱턴 D.C.에서 현지시간 6일, 5번째 각료 협의를 진행했다.
최근 3주 연속 고강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카자와 장관은 기자들에게 "합의를 향한 논의가 진전되었지만, 일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6월 중순으로 예정된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조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7일, 마에바시 시찰 중 기자들의 질문에 "양국이 국익을 걸고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협의를 마치고 주미 일본대사관에 모습을 드러낸 아카자와 장관은 피로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협상에서 아카자와 장관은 베스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약 45분, 라토닉 미국 상무장관과는 약 110분간 협의했다. 특히 라토닉 장관과는 이틀 연속 회담을 가지며, 미국의 일련의 관세 조치 재검토를 거듭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료 협의는 지난 4월 16일 시작되어 2개월여 만에 총 5차례 진행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일 무역 협정 협상에서 반년 동안 8차례 협의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협상에 난항을 겪는 배경에는 자동차 등에 부과된 미국의 높은 관세가 자리하고 있다. 일본 경제 신문이 5월에 집계한 바에 따르면, 주요 상장 기업 36개사가 2026년 3월까지 예상하는 미국 관세로 인한 감익 영향은 총 2.6조 엔에 달하며, 이 중 70%가 자동차 관련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상호 관세 가산 부분 유예 조치가 7월 9일 만료되고, 철강·알루미늄 추가 관세는 6월 4일 25%에서 50%로 인상되었기 때문이다. 아카자와 장관은 6일 협의 후 "일본 경제에 막대한 손실이 매일 발생하고 있다. 1초라도 빨리 영향을 없애고 싶다"고 강조했다.
2019년 미·일 무역 협정 체결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경제관청의 한 간부는 "미국 측이 협상을 서두르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후, 나머지 11개국이 협정을 재개하며 저관세 무역권을 구축하자, 일본 시장에서 쌀, 쇠고기, 돼지고기 등이 종래의 관세로 인해 불리한 입장에 놓였기 때문이다.
미·일 무역 협정을 통해 관세를 TPP 수준으로 인하한 일본은 추가적으로 제시할 카드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은 '대중국 견제' 카드를 활용해 미국 측에 협력을 제안하고 있다. 중국이 수출을 규제하는 희토류 공급망 강화에 협력하고, 중국이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조선업의 미국 재생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자와 장관은 5차 협의 결과에 대해 "합의를 향한 논의가 더욱 진전되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미·중 관계가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 내에서 일본의 우선순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중국과의 2차 각료 협의를 9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측에서는 베스센트 장관, 라토닉 장관, 그리아 통상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며, 이들은 아카자와 장관의 협상 상대이기도 해 향후 일정 조율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일 양국 정부는 협상 초반부터 '가능한 한 조기 합의'를 목표로 한다는 방침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분간은 6월 중순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 서밋)에 맞춰 정상회담에서 일정 수준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