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주 오버행 폭탄 대기…업비트 예치금은 이자율 급등에 비용 부메랑
하나은행 1조 베팅에 10월 제휴 만료 앞두고 최대 우군 이탈 공포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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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케이뱅크) |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세 번째 도전 끝에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상장 석 달 만에 공모가 대비 30% 넘게 폭락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무덤으로 전락했다.
최대주주와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 회수에 치중한 기형적 공모 구조가 주가 하락의 단초를 제공한 가운데, 최대 우군이던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마저 위태로워지며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 몸값 낮춰 강행한 상장…FI 배 불리고 개미만 손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뱅크 주가는 지난 5일 5570원에 마감했다.
상장 당시 확정된 공모가 8300원 대비 32.9% 폭락한 수치다. 상장 첫날 종가는 공모가를 소폭 웃돌았으나, 이튿날부터 줄곧 공모가를 밑돌며 끝내 반등하지 못했다.
상장 첫날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294만9373주와 1770만323주를 던졌고, 개인만 4017만1555주를 순매수하며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주가 추락의 배경에는 FI의 투자금 회수에 초점이 맞춰진 공모 구조가 자리한다. 케이뱅크는 공모 물량 6000만 주 중 절반을 구주매출로 채웠다. 매각 대금 2490억원은 주당 6500원에 지분을 취득했던 베인캐피탈과 MBK파트너스 등 4개 FI에 귀속됐다.
신주로 들어온 자금마저 성장과 거리가 멀었다. 공모금액 4980억원 중 운영자금은 2351억원, 정작 플랫폼 사업 기반 구축자금은 100억원에 그쳤다. 미래 투자보다 회수에 무게가 실린 구조다.
케이뱅크가 7조8000억원대로 거론되던 시가총액 기대치를 3조3673억원까지 낮추면서 상장을 강행한 이유도 FI와의 약정 때문이다. 최대주주 BC카드는 2026년 7월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FI의 초기 투자금 7250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조건을 안고 있었다.
상장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차액 보상 부담은 남았다. 확정 공모가가 적격 공모가 9299원에 미달하면서 BC카드는 차액보전금 명목으로 1045억원을 사전 적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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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케이뱅크) |
◇ 1억 주 쏟아질 '오버행 폭탄'…주가 반등 발목
유통 물량 부담은 주가 반등의 최대 걸림돌이다. 기관 수요예측에 참여한 2007개 기관의 의무보유 미확약 비율은 87.6%에 달했다. 상장 직후부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는 구조였다.
매도 대기 물량은 단계적으로 풀리고 있다. 6월 5일 전체 상장주식의 9%에 해당하는 3575만9040주가 보호예수에서 해제됐다.
다만 이날 낙폭은 제한됐다. 현 주가가 FI 취득가 6500원을 밑돌아 지금 팔면 손실을 떠안는 탓이다.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처분 즉시 손실을 떠안게 되는 맹점이 매도 물량을 강제로 묶어둔 셈이다.
9월에는 2대 주주 우리은행의 잔여 물량 제한이 풀린다. 우리은행은 상장일 753만6442주를 주당 8738원에 처분해 659억원을 현금화했다.
6월 FI 물량과 9월 대기 물량을 합치면 최대 1억1900만 주가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29.3% 규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FI들이 보호예수 물량이 끝나 (주식을 팔아) 던지고, 기업 실적은 개선되지 않아 좀비기업들이 나타나는 고질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실장은 이어 "개인 투자자 피해에 대해선 주의가 필요한 측면이 있고 공모가가 FI들의 물량을 감안할 때 적절하고 합리적 수준인지 개인투자자들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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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비트. (사진=연합뉴스) |
◇ '수익 엔진' 업비트, 이자 폭탄 부메랑으로
케이뱅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24억원으로 108% 늘어났다.
하지만 이 같은 단기적인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의 기반이 단일 가상자산거래소에 편중돼 있다는 구조적 맹점은 뚜렷하다.
기업 대출 확대 등에 힘입어 1분기 실제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개선된 1.57%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0.1%이던 예치금 이자율이 2.1%로 치솟으면서 비용 부담의 뇌관은 더욱 커졌다.
1분기 말 기준 업비트 예치금은 5조1990억원으로 전체 예수금의 18.4%를 차지한다. 업비트 예치금을 제외한 NIM(1.97%)과 비교하면, 가상자산 연계로 인한 수익성 하락분이 0.4%포인트에 달한다.
케이뱅크가 실적 발표에서 두 NIM 수치를 분리 표기한 것도 업비트 의존도에 따른 마진 훼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기업금융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디지털자산 사업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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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하나은행 1조 베팅…10월 제휴 만료 앞둔 '이탈 공포'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업비트 이탈 공포마저 가시화됐다.
하나은행은 5월 15일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6.55%(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번 지분투자는 디지털자산 기반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오는 10월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실명계좌 제휴 만료를 앞두고 하나은행이 지분 투자를 매개로 제휴권을 뺏어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상장 전 증권신고서를 통해 "두나무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2026년 10월 이후 당행 외 타 금융기관과 추가 제휴를 하거나 제휴를 종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최 행장은 "2020년부터 두나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약 5년 전에는 예치금의 비중이 커서 일각에선 우려가 나왔으나 지금은 영향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수신 기반의 핵심 축인 업비트 의존도를 탈피하지 못하는 이상, 10월 제휴 연장 여부는 케이뱅크의 생존을 가를 최대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