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47조 벌고 배당성향은 고작 4.9%…'짠물 배당' 논란

인더스트리 / 이준현 기자 / 2026-02-02 18:42:24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7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코스피 평균을 한참 밑도는 4%대 배당성향을 기록해 '주주 환원'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9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01.2% 폭증한 47조20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은 280%에 달했다.

회사는 주주환원책으로 1주당 3000원, 총 1조1379억원의 기말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연간 총 배당액은 2조1000억원 규모다.

그러나 회사가 벌어들인 돈에 비해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은 현저히 적었다. 지배주주순이익(약 43조원) 대비 배당총액 비율인 '배당성향'은 4.89%에 그쳤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배당성향(25.1%)은 물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인 30%대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역대급 실적 잔치 속에서도 주주들의 지갑은 상대적으로 얇았던 셈이다.

회사는 직접적인 현금 배당 대신 '미래 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전체 발행 주식의 2.1%에 해당하는 12조2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미국 인공지능(AI) 법인 설립에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수적인 반도체 산업의 특성과 엔비디아처럼 배당보다 재투자를 중시하는 최근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13조원이 투입되는 미국 AI 법인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조차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이사회 구성원 중 AI 전문가가 전무하다는 점도 투자 결정의 신뢰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자사주 소각 결정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현금 배당을 외면한 채 강행하는 해외 투자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배당성향이 4%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해외 투자 법인의 '관리 사각지대' 위험성까지 더해지는 것은 주주 이익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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