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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2021년 동반 취임했던 홍원기 키움 감독(왼쪽)과 고형욱 단장 [키움 히어로즈 제공] |
[알파경제=박병성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프로야구계에서 전례 없는 결정을 내렸다. 3년 연속 최하위가 유력한 가운데,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를 동시에 경질하며 쇄신에 나선 것이다.
키움 구단은 14일, 홍 감독, 고 단장, 김 수석코치의 보직 해임을 발표했다. 통상적으로 감독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할 경우 '자진 사퇴' 형식으로 발표하는 관례와는 다른 모습이다. '경질'이라는 단어는 구단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 전 감독은 2021년 키움 지휘봉을 잡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특히 2022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3년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2023년 이정후와 안우진의 부상 이후 팀은 리빌딩에 돌입했다.
홍 전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승률 4할을 넘겼으나, 올해 전반기에는 2할대 승률로 추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구단은 3년 연속 최하위의 책임을 묻고, 키움증권에 향후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감독 경질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홍 감독만의 경질은 팬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구단은 고 단장과 김 수석코치까지 함께 해임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동반 경질이 키움 구단 내 강력한 의사 결정권자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고 단장은 이미 전반기 동안 사실상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원정 경기 동행 중단, 스카우트 업무 배제 등이 그 예다. 키움 구단은 최근 3시즌 성적 부진의 원인을 드래프트 실패에서 찾고 있다. 2018년 이후 선발한 선수 중 주축으로 성장한 경우가 드물어, 팀 성적에 큰 타격을 줬다는 것이다.
2021년 1월, 감독과 단장으로 함께 선임됐던 홍 감독과 고 단장은 4년 반 만에 동반 퇴진하게 됐다. 2020년 손혁 전 감독 사퇴 이후 감독 대행을 맡았던 김 수석코치 역시 유니폼을 벗게 됐다.
과거 롯데 자이언츠가 2019년 전반기 최하위 성적에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반 사퇴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에는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이 함께 물러나기도 했다.
알파경제 박병성 기자(star@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