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카카오와 싸움 '졌잘싸'...결과 만족해"

인더스트리 / 유정민 / 2023-03-15 17:52:56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카카오와 벌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생각하며 중단 결과에 만족한다"라고 밝혔다. 

방시혁 의장은 1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관훈포럼'에 참석해 SM 인수전과 관련한 입장과 중단 결정을 내린 배경을 밝혔다. 

 

지난 2019년부터 하이브는 SM측에 두 차례에 걸쳐 인수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지분 인수 의향 연락을 받았고 하이브 측은 SM 인수에 뛰어들게 됐다.

 

방의장은 "내부적으로 찬반 의견이 나뉘었으나, 우리가 과거 인수를 반대한 요인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해 지금은 '가도 좋겠다'고 보고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SM 현 경영진을 비롯해 카카오와 생각치도 못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고 시장이 과열되는 등 방 의장의 가치관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점에서 고민이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방 의장은 "처음 인수전에 들어갔을 때 생각한 가치를 넘어서려 하는 상황에서 시장이 이리 과열됐는데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전쟁으로 바라보고 들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하이브 내에서도 SM 인수를 하는게 맞느냐 아니냐의 찬반 논란도 뜨거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결국 방 의장은 카카오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에 뜻을 더 두기로 결정했다. 

 

방 의장은 "기업이 K팝을 이 자리까지 끌어오는데 큰 역할을 한 건 사실이지만 사업 전체를 이끌어온 것은 아티스트"라며 "우리나 카카오나 아티스트와 팬들의 더 나은 환경을 위한 일이었으나 인수 과정에서는 이들을 배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인수전으로 혼란을 겪었을 아티스트와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SM 인수 자체를 전쟁이라 보지 않아 골치 아프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매니지먼트를 하는 사람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했다. 우리의 본질은 아티스트와 팬들의 행복인데, 아티스트들과 팬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는 점이 너무나 슬퍼 밤잠을 못 잤다. 그분들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도리"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하이브는 '하이브스러움'이라는게 있다. 과연 SM 인수 결정이 하이브스러운가에 대하여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SM 인수 절차 중단을 결정한 것에 대해 "이번 인수에서 후퇴하면서 플랫폼에 관해 카카오와 협의를 끌어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만족한다"며 "실무들은 상당히 고생을 했지만 저는 인수 과정에서 그렇게 실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인수전을 승패 관점으로 보는 것엔 동의하기 어렵다며 "관점에 따라 재미로 바라볼 수도 있고, 승패가 있을 수 있지만 인수는 오기나 누구를 이겨야겠다는 마음으로 해선 안 된다"며 "미래 가치에 따라 합리적인지 판단하고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지 상장사로서 고민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얘기해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 (사진=연합뉴스)

방 의장은 SM 인수전을 마친 후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와 나눈 이야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합의 중간에는 이수만 씨에게 상황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끝나고 왜 이런 선택을 했는 지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수만이) 특별히 감정을 드러내진 않았는데 있는 그대로 말하면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하지?'라고 하더라. 실망했는지 모르지만 나처럼 한참 후배 앞에서 '실망했다'고 말하진 못할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브는 앞서 지난 12일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 절차를 지난 12일부로 중단했다.

이에 대해 SM 측도 "카카오와 하이브간 합의에 따른 '하이브의 SM 경영권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파경제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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