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 - EU,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심사 8월로 연장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유럽연합(EU)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합병) 심사 기한을 8월로 한달 더 연장했다. 

8일 유럽경쟁당국(EC)은 오는 7월 6일로 예정된 합병 승인 여부 결정을 20일(영업일 기준)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최종 결정일은 8월 3일로 연기됐다. 업계는 EU가 시정 조치안 세부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EC는 지난달 17일 승인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당시 1단계 심사로는 부족해 2단계 고강도 심사를 하겠다고 공고했으며, 이번 2단계 심사 기한도 연장함으로써 최종 결정을 다시 미루게 됐다.

대한항공은 2년간 EC와 협의해 왔지만 아직 정식 시정 조치안을 제출하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 측은 "조만간 합병 이후 시장 경쟁성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시정 조치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는 앞서 2단계 심사에 착수하면서 유럽경제지역과 한국 사이 여객 및 화물 운송 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인천에서 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의 여객 운송 서비스에 대한 시장 경쟁 약화 가능성을 강조했다. 

지난 2019년을 기준으로 국내 항공사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해당 4개 노선 시장 점유율은 인천~파리 60%, 프랑크푸르트 68%, 로마 75%, 바르셀로나 100%다.

대한항공은 시정 조치안을 마련하면서 해당 노선의 슬롯(이·착륙 횟수) 일부 반납과 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적 항공사나 국내 항공사의 신규 취항·증편을 제안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14개 합병 신고국 가운데 현재 필수신고국인 미국과 EU, 일본 세 나라만 남겨두고 있으며, 최근 임의신고국인 영국에서도 합병 승인이 난 만큼 유럽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낙관중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EC 의견에 따라 일부 노선의 슬롯을 외국항공사에 넘겨줄 경우 국내 국적 항공사 운항 축소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심사기한 연장은 시정조치 등이 요구되는 사안의 경우 충분한 심사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절차"라며 "유럽 경쟁당국의 조속한 승인을 위해 지속해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