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본 금융회사들이 위기를 기회로 바꾼 데에는 해외사업 확대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전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일본 경제 심층 연구서인 ‘일본 경제 대전환’을 출간하고,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개최해 분석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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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전경 |
◇ 일본 경제 심층 연구서 '일본 경제 대전환' 출간
우리금융그룹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인구구조 변화에 직면한 한국경제에 실질적인 정책적, 전략적 시사점을 제공하기 위해 일본 경제 전반을 심층 분석한 도서 '일본 경제 대전환'을 출간했다.
이 책은 1년여에 걸친 연구와 일본 현지 기관 및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고령화 사회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경제·금융 분야 대응 사례를 심층 분석했다. ‘미리 가본 우리의 미래’인 일본을 통해 한국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도전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이다.
'일본 경제 대전환'은 1부에서 △고령화가 바꾼 자산관리 패러다임 △꿈틀대는 일본경제 △인구변화가 부른 기업문화 혁신 등을 주제로 인구변화에 따른 자산관리 및 기업문화 변화, 일본 경제 부활의 동인을 살펴봤다.
2부에서는 △일본 경제의 핏줄, 금융회사의 화려한 부활 △장기불황을 넘는 기업금융의 힘 △일본이 던진 새 어젠다, 전환금융 △메가뱅크의 디지털 반격 등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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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경영연구소, '일본 경제 대전환' 출간 |
◇ 재정확대와 통화정책의 공조
우선 일본은 2013년부터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쳤다.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시작이었다.
아베노믹스 3가지 핵심은 ▲대규모 금융완화 ▲적극적 재정정책 ▲획기적 성장전략 등을 큰 축으로 한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재정정잭과 통화정책의 공조를 통해 디플레이션 탈출 여건을 조성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당시 일본은 디플레이션 탓에 엔화 강세가 문제였는데, 이후 엔화 약세로 기업 수출은 물론 관광·서비스 분야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디플레이션에 방어하기 위해 일본 기업은 고용은 줄이지 못하고 임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는데, 아베노믹스 이후 엔화 약세로 비용을 가격에 전가하면서 매출액과 경상이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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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 금융권, 해외 진출·기업금융·전환금융으로 위기 타개
책에서는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해 부활에 성공한 일본 메가뱅크, 투자중심으로 탈바꿈한 부동산 시장, 전환금융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일본의 움직임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경제 위기 돌파에서 금융사들의 부활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일본 3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스미토모미쓰이 파이낸셜그룹(SMFG), 미즈호가 해외사업 확장을 통해 장기불황과 저성장을 극복했다고 분석했다.
2021년까지 10년 가까이 정체됐던 일본 3대 금융그룹의 주가는 2022년부터 급등했다. 2021년과 비교해 지난해 3대 그룹 주가는 2.6~3.0배 성장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 내외 수준에서 1에 가깝게 상승했다.
글로벌 사업 실적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 3대 그룹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했다.
3대 그룹이 일본 내에서 벌어들인 연간 총영업이익은 2006년 6조8000억엔에서 2023년 6조엔으로 11% 감소한 반면, 해외에서의 총영업이익은 1조2000억엔에서 6조1000억엔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총영업이익 중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서 50% 이상으로 대폭 확대됐다.
3대 그룹은 해외 전략을 선진국·신흥국으로 이원화해 접근하고, CVC(기업형 벤처캐피털)를 활용한 핀테크 투자를 늘렸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점진적으로 탄소 에너지를 낮추는 전환금융 프로젝트를 제시했고, 이 과정에서 금융사들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전환금융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박 대표는 "일본이 저금리 정책을 장기간 유지하면서 은행이 국내 이자수익으로 버티기 어려웠으나, 글로벌 비즈니스를 적극 확대하고 기업금융과 전환금융 등으로 비이자이익을 확대했는데, 이를 우리나라 현실에 적용해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책은 단순한 일본 사례의 나열이 아닌 우리 경제주체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해답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경제와 금융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