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네이버 개발, 최인혁 복귀에 환영 분위기..상대적 박탈감 해소 기대”

인사이드 / 차혜영 기자 / 2025-05-19 15:05:20
네이버 개발, 상대적 박탈감..장기간 CTO 부재
네이버 개발자의 이탈..기술경쟁력 하락 고민
이해진의 복귀와 분노..신규 사업 부재에 대한 걱정

[알파경제=차혜영·김영택·이준현 기자] 이해진 창업자의 최측근인 최인혁 테크비지니스부문 대표의 복귀를 둘러싸고 네이버 노조에서 극렬 투쟁을 선언했습니다.

사측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개발자 일각에서 최 대표 복귀에 대한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네이버 개발, 상대적 박탈감..장기간 CTO 부재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개발 리더들은 알파경제에 “개발자 천국으로 알려진 네이버에서 지난 몇 년 동안 개발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려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인혁 대표가 CTO 역할을 해주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취재를 종합하면 몇 해 전 직장 내 괴롭힘 사망사건 전까지 최인혁 대표(당시 COO)를 필두로 한 개발진이 신규 사업 등 비즈니스 전반을 주도했습니다. 네이버는 개발자 우선 조직으로 탄탄한 시스템을 갖춰왔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하지만, 사망사고 이후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최인혁이 회사를 떠나면서 개발 구심점이 사라졌답니다.

더불어 CTO 역할마저 부재하면서 기술·개발 우선 조직이던 네이버는 지난 몇 년간 회계와 인사·총무 등 스탭 조직에 의해 모든 것이 통제되는 상황 돌아섰다고 하네요.

때문에 개발자들은 창의적인 신규 개발은커녕 강력한 비용 통제와 감사 시스템 때문에 일상적인 매니지먼트 조차 허덕이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합니다.

윤용필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올초 네이버 주총장에서 한 주주가 주변에 네이버 AI서비스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이 기술 본위 네이버에 어떤 위기 상황인지 설명해주는 가장 직접적인 표현”이라면서 “미국 테크기업들이 위기에 더 개발자 조직으로 똘똘 뭉치는 이유처럼 네이버도 개발자 중심의 조직으로 회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네이버 개발자의 이탈..기술경쟁력 하락 고민

최근 한 대형 증권사로 네이버 쇼핑의 핵심 개발자들이 대거 이직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상당수의 ICT 전문가는 네이버 개발자 이탈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한때 현대자동차는 자사 자율주행 사업을 위해 네이버 자율주행팀 전체를 통째로 들고 가기로 했죠. 개발자 이탈은 네이버 내부에서도 고민입니다.

네이버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네이버 개발자들 스카웃에 혈안”이라면서 “자금과 조직을 앞세운 대기업과 해외 기업으로부터 기존 개발자 지키기도 어렵지만, 신입 개발자 뽑기도 힘든 지경”이라고 털어놓은 적 있습니다.

네이버는 베트남 과학기술대 인재를 유치하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부족한 개발인력을 보충하기에 이릅니다.

물론 중요한 개발 아키텍처 등은 네이버 본사에서 수행합니다. 하지만 기술경쟁력 확보에 대한 네이버의 노력은 베트남에서 AI 공동연구센터를 만드는 등 진행형입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 AI가 제대로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현상을 두고 잿밥보다 염불, 기술 개발보다 선언적 행동에 더 관심을 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과기정통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가 AI주권이나 소버린AI를 설파하기 전에 전세계에서 가장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더 우선 아니냐”는 일침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이해진의 복귀와 분노..신규 사업 부재에 대한 걱정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해진 창업자가 공식 복귀 전 네이버 CEO와 CFO를 포함한 부문별 대표들, 네이버를 이끌어가는 최고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인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이해진 창업자는 참석한 관계자들에게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말고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전혀 없다면서 분노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강관우 모건스탠리 전 이사 겸 더프레미어 대표이사는 “후발주자가 더 나은 기술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테크기업의 경우 기존 비즈니스만 유지하는 형태로는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가 있다”면서 “네이버가 개발을 통한 신규 도전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ICT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보다 SK텔레콤이 AI분야에서 더 많은 가입 이용자와 제휴사를 확보하면서 대한민국 대표 AI기업으로 위치를 닦아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SK텔레콤 인공지능 개발자들 네이버 출신 주축으로 꾸려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현권 법률사무소 니케 대표변호사는 “최인혁 대표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법원의 정식 판단이 무죄로 일단락 난 지금 현업 복귀를 반대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서 “네이버가 미래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지금, 도의적 책임을 지고 여러 해 조직을 떠나 있던 셀프피해를 감당한 검증된 리더의 복귀를 막을 명확한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고 지적합니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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