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편입 종목 보고 할 말 잃어"…논란 키운 코리아 밸류업 지수 : 알파경제TV

TV / 영상제작국 / 2024-09-27 13:13:44
▲ (출처:알파경제 유튜브)

 

[알파경제=영상제작국]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당초 기대와 달리 주주가치 제고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평가 종목 위주 선정과 주요 기업 배제, 주주환원에 대한 질적 평가 미흡 등으로 인해 시장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 고PBR·고ROE 편중…주주환원 평가 미흡

한국거래소는 지난 24일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Korea Value-up Index)'를 공개했습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400개 종목 중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면하거나 2년간 합산 손익 흑자를 기록하고,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기업 가운데 PBR(주가순자산비율)과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을 고려해 100개 종목을 선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당초 밸류업 정책이 목표로 했던 주주환원 제고와 기업가치 향상과는 거리가 먼 결과가 도출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선이나 주주환원 제고 등에 메리트를 부여하겠다는 정책방향과 달리, 지수의 종목 선정 로직이 고 PBR, 고 ROE로 단순하게 결정돼 정책방향에 부합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평가받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갖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주주환원에 대한 평가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100개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2%를 밑도는 종목이 53개에 달했다"며 "배당성향이 20% 미만인 종목도 54개로 과반을 차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신 연구원은 "이분법적인 주주환원 척도로 인해 주주환원의 질적인 부분은 고려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 "편입 종목 보고 할 말 잃었다"

밸류업 지수 선정 과정에서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사들이 탈락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가장 높은 자본비율을 기반으로 2023년 가장 적극적인 규모의 주주환원을 시행하고 밸류업 공시를 전기업 최초로 예고했음에도 제외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도 "본래 밸류업은 기업이 ROE를 높여 가치를 올리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증시도 부양하는게 취지에 맞다"며 "하지만 증시 부양과는 별 관련이 없는 고PBR, 저ROE 종목이 대거 편입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100개의 편입 종목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며 "밸류업 지수가 작동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거래소가 빨리 깨닫길 바란다"고 혹평했습니다. 이어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빠지고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던) 엔씨소프트, SM엔터, 두산밥캣이 편입될 수 있냐"고 덧붙였습니다.

홍콩계 투자은행 CLSA도 '밸류 다운?(Value-dow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구성 종목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CLSA는 기준 미달의 SK하이닉스가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것이 문제라고 봤습니다.

밸류업 지수 종목 편입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SK하이닉스는 포함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밸류업 공시도 하지 않아 특례 혜택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밸류업 지수가 과거 2년간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과거 2년 합산 흑자 기업, 과거 2년 평균 PBR 상위 50% 처럼 과거 데이터만을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해 현 시장 상황을 대변하지 못하거나 주요 종목이 미포함되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금융업종 내에서 KB금융, 삼성생명 같은 주요 기업들이 다른 주요 요건을 모두 만족함에도 2022년~2023년 낮은 PBR로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수익성 측면에서도 과거 적자 여부만 판단하면서 성장성이 고려되지 않는 문제점도 부각됐습니다. 2024년 당기순이익 기준 역성장이 전망되는 기업 개수가 17개에 달하며, 성장률 20%를 하회하는 종목 수 비율이 4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밸류업 지수가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본 프라임 150 지수의 사례를 들어 미편입 종목군의 주주환원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기업들의 밸류업 계획 공시 참여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도요타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이 지수 편입 실패 이후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개선한 바 있습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 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밸류업 지수 관련 상품에 대한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코리아 밸류업 지수 논란…긴급 브리핑 열고 해명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종목 편입 기준 등 논란이 불거지자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거래소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고PBR 기업들이 선정된 점에 대해 "밸류업 지수 개발의 주요 취지가 저평가 또는 고배당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며 "수익성, PBR, ROE 등 질적지표가 우수한 대표 기업들로 지수를 구성해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시켜 한국 증시의 전반적 가치 제고가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데 대해 "주주환원 등 특정 요건이 우수하지만, 여타 질적요건이 미흡한 기업의 경우 미편입될 수 있다"며 "KB금융은 ROE, 하나금융지주는 PBR 요건이 미달됐다"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지수에 포함된 데에 대해서는 "산업 및 시장 대표성, 지수 내 비중(15%), 최근 실적 및 향후 실적 전망치, 업계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수 잔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거래소는 각계 전문가 견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해 올해 안에 구성종목을 변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알파경제 영상제작국 (pres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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