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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오승환 (사진 = 연합뉴스) |
[알파경제=박병성 기자] '끝판대장'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이 현역 생활 마침표를 찍으며,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의 주역들이 모두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오승환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6일 공식 발표했다.
오승환은 KBO리그 737경기, 일본 프로야구 127경기, 미국 메이저리그(MLB) 232경기 등 한미일 프로 무대에서 총 1,096경기에 등판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KBO리그에서 427개, 일본에서 80개, MLB에서 42개 등 총 549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돌부처'라는 별명에 걸맞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승환은 한미일 3개 리그 모두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진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여러 리그에서 뛰며 다양한 기록과 추억을 쌓았지만, 특히 2006년 WBC를 인생의 변곡점으로 꼽았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승환은 데뷔 시즌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듬해 WBC 대표팀에 합류하여 국제 무대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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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과 이승엽 (사진 = 연합뉴스) |
2006년 WBC 대표팀은 박찬호, 이승엽, 이종범, 구대성, 김병현, 서재응, 손민한, 박명환, 배영수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당시 팀에서 오승환은 김태균과 함께 어린 선수였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팀에 기여했다.
김인식 감독은 대회 도중 박찬호를 선발 투수로 전환하고, 오승환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오승환은 2라운드 미국전부터 마무리 투수로 나서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이클 버렛 미국 대표팀 포수는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오승환의 공은 시속 110마일(약 177㎞)처럼 느껴졌다"며 극찬했다.
오승환은 "고교 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아 MLB 진출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대학 시절까지는 KBO리그에서 살아남는 것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WBC에 참가해 빅리그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오승환은 2014년과 2015년 일본 한신 타이거스에서 뛰며 '일본 최고 마무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16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하며 꿈에 그리던 MLB 무대에 진출했다.
오승환은 2009년과 2013년 WBC에도 삼성 소속으로 참가했으며, 2017년에는 MLB 선수 신분으로 네 번째 WBC에 출전했다. 그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구속을 유지하고 새로운 구종을 개발하며 마흔이 넘는 나이에도 꾸준히 마운드를 지켰다. 오승환은 2006년 WBC 멤버 중 가장 오랫동안 현역 선수로 활동했다.
알파경제 박병성 기자(star@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