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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협중앙회) |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신용협동조합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직격탄을 맞으며 23년 만에 적자를 기록,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는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PF 부실화와 그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866개 신용협동조합의 연체율은 6.02%로, 전년 대비 2.39%포인트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또한 7.08%로 2.62%포인트 상승하며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두 수치 모두 상호금융조합 평균 연체율 4.54%, NPL 비율 5.26%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신협의 당기순손실은 3419억1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당기순이익 211억6000만원에서 1년 새 3630억원이나 감소한 수치다. 신협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신협의 건전성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는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지목된다.
신협은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년~2021년 브릿지론 등 부동산 PF에 공격적으로 자금을 공급했으나, 이후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연체와 부실이 확대됐다.
특히 지방 소재 미분양 아파트, 빌라, 콘도 등 비우량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신협 조합의 부실채권 규모는 7조5653억원으로 급증했다.
2020년~2022년까지 2조원대를 유지했던 부실채권 규모는 2023년 4조8232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바 있다.
대손충당금 실적립액 또한 3조2726억1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440억5500만원 증가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규제를 강화하면서 신협의 건전성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110%인 PF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올해 연말까지 130%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에 신협중앙회는 올해 건전성 관리와 조합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NPL 펀드와 자회사 'KCU NPL 대부'를 통해 부실채권 정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IMF 이후 23년 만에 처음 적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결과"라며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단기간에 이익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경기가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신협은 연체채권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NPL 펀드 사업, 자회사 설립 등 부실채권 매각을 위한 창구도 마련했다. 채권 매각과 함께 경기가 개선된다면 자연스럽게 어려움을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회원조합들 역시 경영지표 관리를 위해 NPL 매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부실채권 매각액을 두고 회원조합과 이견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현재는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시기인 만큼 회원조합들도 매각 창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별 매각 방법 등 다방면으로 연체되서 쌓여있는 채권들 빠르게 정상화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파경제 류정민 기자(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