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운송 노조 파업…삼성 평택·SK 용인공장 건설현장까지 멈췄다

인더스트리 / 문선정 기자 / 2026-06-12 08:51:59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체결 등을 요구하며 휴업에 들어간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조합원들이 9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불공정거래 철폐 촉구 총력 투쟁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문선정 기자] 수도권 건설 현장의 핵심 자재인 레미콘 공급이 운송노조의 집단 휴업으로 끊기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까지 타설이 멈춰 섰다. 운송단가 인상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돼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기준 대형 건설사 22개사의 105개 현장에서 레미콘 공급이 끊겨 약 10만㎡ 규모의 타설이 밀렸다. 믹서트럭으로 환산하면 약 1만6800대 분량이다.

피해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번졌다. 약 420만㎡ 규모로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조성 중인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는 납품 제조사들의 출하가 멈추면서 관련 일정이 전면 조정됐다.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사 현장에서도 비조합원 믹서트럭 투입이 막혀 예정됐던 타설이 취소됐다. 후속 공정이 촘촘히 맞물린 반도체 설비 공사의 특성상 타설이 밀리면 여파가 연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전운련)은 지난 8일 수도권 레미콘 운송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휴업에 돌입했다.

이튿날인 9일 국토교통부 중재로 노사는 유류비를 제외한 운송 1회당 단가를 4200원(5.5%) 올려 7만5800원에서 8만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10일 실시한 찬반 투표에서 수도권 재적 조합원 7517명 중 투표에 참여한 7222명 가운데 4931명(68.3%)이 반대하면서 합의안은 최종 부결됐다.

당초 전운련은 1회당 8000원 인상을, 제조사 측은 그보다 낮은 인상안을 제시하며 맞섰다. 노조는 인상 폭이 물가 상승과 차량 유지비 부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전운련은 부결 이후에도 최종 타결까지 쟁의행위를 이어가며 제조사 측과 재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실제 피해 규모가 집계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에서 진행 중인 건설 공사 현장이 1만9000여개에 달하는 데다, 아직 신고되지 않은 대형사와 중소 건설사 현장까지 더하면 피해가 더 불어날 수 있어서다.

경제계도 대응에 나섰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건설 현장은 물론 산업 전반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수도권 레미콘 운송노조의 집단 운송 거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레미콘 업계 가동률이 14%에도 못 미치는 가운데 원가 상승 부담에도 노조와 합의를 이뤘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운송 거부는 어렵게 이루어진 노사 합의를 파기하고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수도권은 반도체 공장, 주택·인프라 등 국가 경제와 민생에 직결된 공사 현장이 집중되어 있어, 사태 장기화 시 국민경제 전체로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현장 피해 상황을 접수하며 노사 대화 재개를 위한 조율에 나섰다. 다만 운송단가는 노사 교섭 사안인 만큼 정부가 직접 가격 조정에 개입하는 방식의 중재에는 선을 긋고 있다.

 

알파경제 문선정 기자(moonsj@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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