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카카오, 코스피 랠리에도 38% 폭락…파업 겹악재에 개미들 '비명'

인사이드 / 이준현 기자 / 2026-06-12 08:16:31
카카오 본사 및 계열사 5개 법인 노조 1200명 판교역 일대서 부분파업
2021년 17만3000원이던 주가 3만원대로 폭락하며 코스피 호황서 철저히 소외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카카오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창사 20년 만에 첫 노동조합 파업 사태를 맞았다.

주가가 고점 대비 80% 폭락한 가운데 경영진과 노동조합 간 성과급 갈등마저 폭발하며 기업의 펀더멘털과 대내외 신뢰도가 바닥을 드러냈다.

역대급 호실적이라는 표면적 성과 이면에는 무리한 쪼개기 상장과 미래 성장 동력 부재라는 본질적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 1200명 거리 나선 카카오 노조…핵심 쟁점은 '성과급'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지난 10일 4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를 포함한 5개 법인 노조가 동참했다.

조합원 1200명은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 집결해 집회와 행진을 진행했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보상 구조와 계열사 고용 안정이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영업이익의 13~14%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과 500만원 규모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성과급 포함 여부를 두고 팽팽히 대립했다.

노조는 영업이익 13~14%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과 RSU의 성과급 산입 제외를 강력히 요구했다. 연봉 인상률 6.8%와 6.9%를 놓고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5개 법인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 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중지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후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사측은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주주 가치를 높여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이라고 밝혔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호실적에도 주가는 3만원대 추락…코스피 랠리서 철저히 소외

투자자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 카카오 주가는 2021년 6월 역대 최고가인 17만3000원을 기록했으나 결국 3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11일 기준 카카오 주가는 장중 3만6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하루 만에 경신했고, 3만9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 6만4000원 선을 오가던 것에 비하면 38%가량 하락한 수치다.

최근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한 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등락 장세에서도 카카오는 반등의 동력을 찾지 못하고 철저히 소외된 모습이다

실적 수치와 주가 흐름의 괴리는 뚜렷하다. 카카오의 2025년 결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8% 증가했고 순이익은 5257억원으로 전년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역시 211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호실적 이면의 성장성 한계를 지적했다. 1분기 실적 대부분이 광고 매출 증대에 의존했으며 빅테크 기업으로서의 미래 전략이 부재하다는 냉혹한 평가가 잇따랐다.

실적 호조 속 주가 폭락 사태가 장기화하자 소액주주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한 주주는 온라인 게시판에 "더는 못 참겠다, 반 토막 완전히 망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연합뉴스)


◇ 쪼개기 상장·AI 모멘텀 부재…무너진 리더십 신뢰

주가 추락과 파업 사태 이면에는 누적된 경영진 리스크가 존재한다.

카카오는 수년간 계열사 쪼개기 상장과 경영진의 자사주 대량 매각 및 사법 리스크를 반복하며 시장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했다.

인공지능(AI) 경쟁력 부재도 뼈아프다. 대표 서비스 카나나와 오픈AI 협업 결과물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경쟁사인 네이버가 AI 모멘텀을 발판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흐름과 철저히 대조된다.

내부 구성원의 불신도 임계점을 넘었다. 일부 공동체 법인의 무리한 사업 재편과 의사결정이 고용 불안을 가중시켰다. 리더십 부재가 겹치며 단순한 임금 교섭 갈등을 넘어 조직 전체의 신뢰 위기로 번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잇단 도덕적 해이와 쪼개기 상장 논란이 누적되면서 내부 결속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불투명한 보상 체계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실적 호조라는 표면적 성과와 충돌하며 이번 파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과 사측 관계자들이 27일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카카오 노사 2차 조정 회의에 참석


◇ 사측 "서비스 타격 제한적"…장기화 시 리스크 치명적

카카오 측은 이번 파업이 당장 서비스 운영에 미치는 물리적 영향은 적다고 일축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맵 및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가 자동화 시스템과 필수 인력 중심으로 작동한다는 이유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 운영 업무가 대부분 자동화돼 있어 이번 단체행동이 실제 서비스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카카오톡을 포함한 서비스에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사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치명적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창사 이래 첫 부분 파업에 돌입한 카카오 노조는 오는 29일 추가 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문제는 파업 장기화 시 직면할 리스크다. 트래픽 폭주나 시스템 장애 및 대규모 업데이트 등 돌발 변수 발생 시 숙련 인력의 부재는 치명적 타격을 부른다. 신규 서비스 개발 일정 지연도 불가피하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과 무분별한 쪼개기 상장으로 촉발된 주주 불신은 결국 기업 신뢰도 붕괴라는 하나의 결과로 이어졌다. 임시방편적 타결을 넘어 붕괴된 기업 펀더멘털 재건과 안팎의 신뢰 회복이 카카오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남았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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