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코스피 6000 이끌었지만…'중동 쇼크'에 개인투자자 수익률 -9.4% 직격탄

인사이드 / 이준현 기자 / 2026-03-24 08:19:51
개인 순매수 상위 10종목 평균 -9.41%…코스피(-7.41%)보다 2%p 더 빠져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종목은 -0.25% 선방
개인투자자 손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코스피 6000 시대를 연 최대 동력은 개인투자자였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중동 지정학적 쇼크'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과 부동산을 팔아 증시에 뛰어든 개인들은 이달 수익률에서 외국인에 비해 한참 뒤처지며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 지정학 쇼크 직격탄 맞은 개인…대형주 집중 매수가 독 됐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 거래일인 지난 3일부터 20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8개가 지난달 말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10개 종목의 단순 평균 수익률은 -9.41%로,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7.41%)보다 2%p 더 낮았다.

개인이 8조3610억 원을 쏟아부으며 가장 많이 담은 삼성전자 주가는 이 기간 7.90% 하락했다.

2위 SK하이닉스도 5.09% 내렸으며, 3위 현대차(-23.29%)와 4위 기아(-18.00%)는 유가 급등과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며 급락 폭이 더 컸다.

현대로템(-21.87%), 케이뱅크(-20.48%), NAVER(-12.97%), 한국전력(-15.98%)도 줄줄이 하락했다.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LIG넥스원(+29.86%)과 S-Oil(+1.64%) 단 두 개 종목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0.25%로 방어에 성공했다.

코스피가 7% 넘게 빠지는 동안 외국인이 고른 종목은 거의 제자리를 지킨 셈이다. 외국인이 4270억 원을 순매수한 두산에너빌리티는 3.10% 올랐고, 에이피알(+15.04%),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46%)도 상승했다.

이란 공습으로 유가가 치솟자 외국인이 원전·에너지·방산 수혜주로 빠르게 자금을 재편한 결과다.
 

(사진=신한은행)


◇ 상승장 내내 발목 잡은 '곱버스'

사실 개인의 초라한 성적표는 단기적인 지정학적 변수 때문만은 아니다.

역대급 상승장 속에서도 구조적 손실을 보고 있었다. 올해 코스피 상승을 이끈 동력은 개인의 압도적인 순매수(20조원 이상)였으나, 지수가 올라갈수록 오히려 하락에 베팅하는 역방향 자금도 만만치 않게 유입됐기 때문이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코스피200 선물의 일일 수익률을 반대 방향으로 두 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일명 곱버스)' ETF를 1조112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이 상품의 수익률은 -61%였다.

매수세는 지수가 오를수록 가팔라졌다. 지난해 12월 3186억 원이던 순매수액은 1월 5522억 원, 2월 5600억 원으로 늘었다. 코스피가 2025년 말 4214.17에서 6000선을 돌파하며 급등하는 동안, 고점 부담을 느낀 개인들의 역베팅 규모가 커지며 스스로 수익률을 깎아먹은 것이다.

더욱이 곱버스는 '음의 복리 효과' 때문에 장기 투자에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지수가 10% 올랐다 다음 날 원위치로 돌아올 경우, 하락 시 타격(-20%)을 상승 시 수익(+18.18%)이 메우지 못한다. 지수가 장기 상승하는 국면에서 오래 보유할수록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다.
 

(사진=신한은행)


◇ "코스피 불장 = 개미 수익" 공식 깨져

코스피 6000선 달성 과정에서 개인은 증시 상승을 견인한 핵심 수급 동력이었다.

그러나 '코스피 불장이 곧 개미 수익'이라는 등식은 중동발 지정학적 쇼크와 구조적 역베팅의 늪 앞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개인 투자자들이 방산(LIG넥스원)과 에너지(S-Oil) 등 일부 종목에서 수익을 내며 나름의 대응에 나섰음에도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이유는 결국 '포트폴리오의 경직성'에 있다.

저변동성 배당주와 원전, 바이오 등으로 정교하게 자금을 분산하며 하방 경직성을 확보한 외국인과 달리, 개인은 고금리·고유가 타격을 정통으로 맞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시총 최상위 대형주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며 시장의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했다.

여기에 지수 상승 국면마다 누적된 '곱버스(인버스 2X)'의 음의 복리 손실까지 겹치며 수익률 하락을 부추겼다.

실제로 코스피가 6%대 폭락한 지난 23일 장에서도 개인은 7조 원이 넘는 쏟아지는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시장의 충격을 또 한 번 홀로 흡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극심해진 장세일수록 맹목적인 대형주 맹신을 경계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하는 유연한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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