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 마비

파이낸스 / 김교식 기자 / 2025-09-28 00:37:19
27일 밤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불에 탄 리튬이온 배터리를 소화수조로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정부 핵심 전산망을 관리하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동시에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행정안전부는 전산 재난으로는 처음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고 27일 밝혔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전본원에서 운영 중인 업무시스템 647개가 화재 여파로 멈춰섰다"며 "국민이 직접 이용하는 인터넷망 서비스 436개와 공무원 업무용 내부망 211개가 모두 중단됐다"고 말했다.

화재는 26일 오후 8시 15분경 대전 유성구 국정자원 5층 전산실에서 시작됐다. 무정전전원장치(UPS) 리튬배터리를 지하로 이전하는 작업 중 전원이 차단된 배터리 한 개에서 불꽃이 튀며 발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63대와 인력 170여 명을 투입해 밤샘 진화 작업을 벌였다. 전산 장비 손상을 우려해 물 대신 이산화탄소 등 가스 소화설비를 주로 사용했으며, 27일 오전 6시 30분경 큰 불길을 잡은 뒤 약 22시간 만인 오후 6시께 완전 진화했다.

이번 화재로 정부24, 국민신문고, 인터넷우체국, 모바일신분증, 안전신문고 등 70개 정부 온라인 서비스가 중단됐다. 특히 우체국 금융서비스는 예금·보험 업무가 전면 마비되고, 정부24 접속 불가로 각종 증명서 발급도 어려워졌다.

현장에 있던 외주업체 직원 40대 남성 1명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고, 직원 100여 명은 모두 자력 대피했다.

행안부는 화재 진압 후에도 항온항습기 고장으로 서버 과열이 우려되자 선제적으로 647개 시스템을 모두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전산실 내부 리튬이온 배터리팩 192개 가운데 대부분이 연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우체국 금융과 우편, 정부24 등 대국민 파급효과가 큰 서비스부터 우선 복구하기로 했다. 이용석 행안부 디지털정부혁신실장은 "이용자 수와 장애시 파급효과를 고려해 1~4등급으로 분류된 정보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복구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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