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거침없는 질주' 삼양식품, 시총 1위 농심 제치고 격차 벌린다

인사이드 / 이준현 기자 / 2024-06-07 07:47:36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붉닭볶음면 열풍 어디까지
불닭볶음면, K-푸드 수출 견인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으로 '제2의 전성기'
삼양식품 전경. (사진=삼양식품)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역대급 실적으로 라면업계 부동의 1위 농심을 제친 삼양식품이 그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붉닭볶음면 열풍 어디까지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857억원, 영업이익 8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1%, 235.6% 증가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특히 해외 매출액은 2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85% 상승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해외 법인이 설립된 미국과 중국 매출은 각각 210%, 184% 증가하며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했다.

삼양식품의 이런 성과는 공격적인 해외 시장 확장과 함께 생산능력(CAPA) 확대, 프리미엄 제품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는 "밀양 2공장 완공 이전까지 내수 사업은 보수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특히 원주공장 노후 라인 보수 작업으로 생산성이 향상돼 CAPA가 700억 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불닭볶음면 광고 모습.(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 불닭볶음면, K-푸드 수출 견인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뿐만 아니라 K-푸드 전체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1억 859만 달러(약 1470억 원)로 지난해 4월(7395만 달러)보다 무려 46.8% 증가했다. 

 

수출 증가의 대부분은 불닭볶음면이 차지했다.

라면 수출 금액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매년 늘어났으며 올해 10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9억 5240만 달러로 역대 가장 많았으나, 10억 달러에는 못 미쳤다. 그러나 올해는 현재 추세라면 11억 달러를 웃돌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의 라면 수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4억 6700만 달러)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배로 성장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K-콘텐츠 확산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영화, TV 예능 프로그램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화면에 노출되는 한국 라면 또한 관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으로 '제2의 전성기'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난 1963년 국내 최초로 라면을 선보이며 한때 시장점유율 70%에 육박했던 삼양식품은 1989년 '공업용 우지 파동'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5년 8개월간의 법정 싸움 끝에 1995년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10%대로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4월 출시된 불닭볶음면이 삼양식품의 운명을 바꿔놨다.

지난 2014~2015년 유튜브 등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불닭볶음면은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먹방'과 외국인들의 '불닭 챌린지' 등에 힘입어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불닭볶음면 수출이 본격화된 2016년 이후 삼양식품은 거의 매년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를 반영하듯 지난 5월 10일 삼양식품은 라면 시장 1위였던 농심의 시가 총액을 처음으로 추월하는데 성공했다.
 

(사진=삼양식품)


◇ 증권가 "추가 상승 여력 있다"

삼양식품 주가는 58만1000원으로, 시가총액은 4조3767억원에 달한다. 농심의 주가는 45만7000원, 시가총액은 2조7798억원이다.

주가 급등에도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올려 잡으며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평가하고있다.

한화 리서치센터는 "2024년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되며, 2025년 이후에는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미국은 아직 메인스트림 입점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밀양 2공장 완공 시 추가적인 성장 여력 또한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삼양식품은 최근 여름 계절면을 생산하는 대신 불닭볶음면 생산에 집중할 계획임을 발표하며 앞으로도 수출 물량 중심 경영 전략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주요기사

[분석] 이번주 초미의 관심사 FOMC, 인하 후 긴축 강도 축소 전망
[전망]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50억 유지...증권업 리스크 해소 국면
[현장] "개인정보 유출 없다더니"…하루만에 말 바꾼 KT
[분석] 신정부 허니문 기간 종료, 단기 주가 변동성 대비
[심층] PG업계,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반발..."본질 벗어난 규제"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