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카카오, 공개매수로 SM인수전 대반격…하이브 대응 시나리오 3가지

인사이드 / 김상진 기자 / 2023-03-07 17:12:33
카카오와 하이브 사옥 (사진= 연합뉴스)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 카드를 꺼냈다. 일반 주주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최대 35%까지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의 추가적인 대응전략에 관심이 쏠렸다.


◇ 카카오 “SM엔터,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

 

7일 카카오는 SM의 주식 833만 3641주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했다. SM 발행주식 총수의 약 35%로 공개매수 기간은 7일부터 26일까지다. 총 인수금액은 1조 2500억원이다.공개매수 자금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절반씩 투입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카카오 사옥 (사진=연합뉴스)

 

카카오의 공개매수 가격은 하이브가 지난달 공개매수 가격으로 제시한 주당 12만원보다 높다. 전날 종가였던 13만 100원보다도 14.5%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는 직접 보유한 4.9%와 언론사 보도를 통해 알려진 우호 지분으로 추정해볼 수 있는 기타법인 매수를 포함해 대략 에스엠 지분 9%를 기확보했다.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35% 지분이 더해져 지분은 총 44%까지 늘어난다. 19.43%를 확보한 하이브를 제치고 SM엔터가 최대 주주를 차지하게 된다.

 

게다가 에스엠 경영권을 확보한 후 이수만의 가처분 신청으로 실패했던 신주 9%까지 추가로 확보하면 지분율은 50%까지도 넘어설 수 있다.
 

카카오의 이번 발표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SM엔터 지분 9.05%를 확보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 데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측은 “SM엔터와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3사는 거대 글로벌 엔터기업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서로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해 전략적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 그러나 현재 해당 사업 협력 및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공개매수 이유를 밝혔다.

 하이브, 대응 전략에 관심집중


주목할 부분은 하이브의 대응 방향이다. 하이브의 전략은 대항 공개매수, 장내 매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모으기, 인수 포기 4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이중 장내 매수 전략은 가장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 사옥 (사진=하이브)

 

앞서 하이브는 자사가 공개매수를 진행할 때 카카오가 장 내 매수를 진행한 것을 두고 카카오가 자사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매수를 진행했다며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혐의’를 주장했다.

 

자신들이 비난한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장내 매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공개매수 재도전도 녹록지는 않다. 하이브가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대응하려면 추가적인 자금조달은 필수적이다.

 

지난달 하이브가 예상한 공개매수 지분율은 25%, 필요자금은 7200억원이다. 만약 하이브가 25%의 지분 확보를 목표로 카카오와 동일한 가격에 공개매수에 나서려면 8928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공개매수에 우위를 점하려면 매수단가를 올려야 해 ‘쩐의 전쟁’이 연출될 수 있다.
 

자금은 현재 진행 중인 투자 유치를 통해 가능할 전망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모건 스탠리를 주관사로 최대 1조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카카오의 공개매수 기간 내에 자금을 조달해서 반격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자금 조달을 신속히 하더라도 향후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카카오와 하이브 중 지분경쟁으로 양측 모두 재무적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며 “실패한 쪽은 경영권 취득과 시너지 효과 없이 대규모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31일 주총 소액주주 향방 관건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SM, 하이브)

 

소액주주에 기대를 걸어보는 방법도 있다. 하이브와 SM 현 경영진은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의결권 모으기에 집중하고 있다.

 

관건은 소액주주다. 70.5%(지난해 9월 말 기준)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소액주주가 누구의 손을 드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만일 주총에서 현 경영진이 승리하고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하이브의 경영권 확보는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하이브의 마지막 전략은 인수 포기다. 하이브는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현재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알파경제 김상진 기자(ceo@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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