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삼성전자, 영원히 안 한다던 올레드TV 내놨다…‘번인’ 논쟁 재점화

인사이드 / 임유진 / 2023-03-09 17:11:58
삼성전자 모델이 올해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이는 삼성 OLED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알파경제=임유진 기자]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제품을 국내에 선보인다. LG전자가 선점한 OLED TV 시장에 재진출하면서 격전이 예고됐다.

 

◇ 삼성전자, 10년 만에 국내서 OLED TV 출시


삼성전자는 9일 네오 QLED와 OLED 등 2023년형 TV 신제품을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보이는 OLED는 77·65·55형 3가지 크기다. 삼성 OLED TV는 뉴럴 인공지능(AI) 퀀텀 프로세서 4K를 탑재했다. 20개의 뉴럴 네트워크가 저해상도 영상도 4K급으로 업스케일링 시켜준다.
 

올해 'CES 2023'에서 삼성디스플레이 'QD-OLED'를 통해 프랑코 폰타나의 사진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 고유의 ‘OLED 브라이트니스 부스터’ 기능으로 OLED 패널의 아쉬운 점으로 인식된 밝기 성능도 대폭 개선했다. 또 눈부심 방지 기술을 적용해 빛 반사가 거의 없어 더욱 또렷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퀀텀 HDR OLED+로 밝은 영상에서도 어두운 영상에서도 디테일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자체 발광 픽셀이 블랙에서 화이트까지 완벽에 가까운 색상을 구현하며 탁월한 밝기와 명암비의 HDR 10+를 적용해 영상의 깊이감을 더해준다. 
 

삼성전자가 OLED TV 신제품을 국내에 출시하는 것은 10년 만이다. 2013년에 제품을 선보였지만 기술 문제와 시장성 등을 이유로 2년여 만에 철수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QLED TV에 주력했고 그동안 LG전자는 OLED TV에 집중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자 삼성전자가 전략을 바꿔 재진입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1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 예약판매에서 1200여 대를 판매할 만큼 초기 반응도 좋다.
 

삼성전자는 2019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번인 현상에 대해 지적했다.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캡처)

◇ 삼성-LG 치열했던 ‘번인’ 논쟁
 

삼성이 다시 OLED 시장에 뛰어 들면서 ‘번인(잔상)’ 논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OLED TV의 고질적 문제인 번인 현상을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로 치열한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 OLED TV에 주력한 LG전자를 겨냥해 대형 TV용 OLED에서는 번인 현상이 치명적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2017년 10월에는 자사 공식 뉴스룸을 통해 “스마트폰은 평균 사용 기간이 2~3년 정도로 길지 않기 때문에 OLED를 사용하더라도 번인 현상이 눈에 띄지 않지만 장시간 사용하는 TV나 게이밍 모니터의 경우는 다르다”며 TV에 OLED 패널을 사용을 비판했다.

 

당시 뉴스룸은 미국의 정보기술(IT) 리뷰 단체인 ‘알팅스’의 TV 잔상 테스트 결과를 인용하면서 잔상이 생긴 LG전자 올레드TV 사진도 게재했다.

 

2020년에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OLED는 영원히 안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기조가 바뀌었다. 삼성전자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 OLED TV를 출시했고 올해는 국내 출시도 감행했다. 때문에 그간 번인 현상을 지속 공격한 삼성전자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LG전자가 8일 서울 서초 R&D캠퍼스에서 진행한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정재철 HE연구소장(전무)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좌측부터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상무), 정재철 HE연구소장(전무), 조병하 HE플랫폼사업담당(전무), 김선형 한국HE마케팅담당(상무). (사진=LG전자)

 

◇ LG전자 ‘번인’ 현상 지적하며 삼성에 반격

 

삼성전자가 OLED에 진입하자 LG전자는 환영한다면서도 반격을 시작하는 모습이다. 삼성이 문제 삼던 ‘번인’을 앞세웠다. 

 

최근 LG전자 독일 법인은 알팅스의 TV 테스트 중간 결과를 공개하면서 “테스트 시작 2개월 만에 삼성전자와 소니의 TV에서 번인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OLED TV는 테스트 시작 이후 2개월 만에 번인 현상이 발생하며 LG 올레드 TV보다 먼저 잔상이 생겼다.
 

LG전자는 하루 전 TV 신제품 발표회에서도 삼성전자 OLED TV의 번인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번인 문제의 해법은 결국 경험의 영역”이라며 “시청 경험에 대한 데이터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 LG전자가 고객의 시청 경험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대응하면서 10년간 개발한 맞춤 기술이 10건이 넘는다”고 말했다. 즉 이제 막 시작하는 삼성전자가 번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우리가 상용하는 QD-OLED는 기존 패널(W-OLED)과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며 “QD-OLED 패널에서는 번인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다”고 말했다.

 

한편 번인은 장시간 같은 화면을 켜둘 경우 화면에 잔상(얼룩)이 영구적으로 남는 현상을 말한다. OLED는 LCD 기반 TV보다 반응속도·화질·명암비가 좋지만 유기물질을 사용해 번인에 취약하다.

 

알파경제 임유진 (qrqr@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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