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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D현대중공업) |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방식이 곧 결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7조8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의 경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17일 방위사업청은 사업분과위원회를 열어 KDDX 사업 방식을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설계 중 하나로 심의할 예정이다.
최종 결정은 다음달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KDDX는 정부가 2030년까지 국산 기술로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해 실전에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기밀 탈취' 사건 이후 상황이 복잡해졌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 측 기밀을 불법 탈취했다는 의혹이 유죄로 결론 나면서, 기존 기본설계 업체 선정 과정에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측은 고소·고발전을 지난해까지 이어갔다가 최근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난 뒤 일단락됐다.
이러한 분쟁으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사업자 선정이 약 8개월 지연됐고 이는 업계 전반에 우려를 낳고 있다.
방사청은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그리고 공동설계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으며, 각 업체는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화오션은 공동설계를 지지하며 해외 사례를 들어 가능성을 강조했지만, HD현대중공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사업 방식을 주장하는 것은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함정사업의 근간을 흔드는 것과 다름없어 매우 위험천만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동설계를 추진하려면 애초부터 협약이 이루어졌어야 하며, 지금 와서 이를 변경하는 것은 방위사업의 원칙을 흔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MOU)'처럼 한 업체가 주도하고 다른 업체가 돕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방사청의 선택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더 이상의 지연 없이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파경제 류정민 기자(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