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국내 경기 5월이 저점, 소비심리 개선 전망

인사이드 / 박남숙 기자 / 2025-07-02 07:00:47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국내 산업활동이 4월에 이어 5월에도 생산, 투자, 소비 전 부문에서 후퇴했다.

경제지표 부진 속에 그나마 위안 삼을 수 있는 것은 반도체 업황으로 ‘출하-재고 사이클’이 견조한 추세를 유지 중이란 점이다.

 

전문가들은 5월이 국내 경기사이클의 저점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 5월 주요 경제지표, 모든 지표가 부진

IM증권에 따르면, 소비경기를 대표하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비 기준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5월에도 보합 수준에 그쳤다.


5월까지 이어진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고용 부진 등이 소비 경기에 직격탄을 준 것이란 판단이다.

 

광공업 생산 역시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는 부진을 기록했다. 5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대비 -2.9%로 4월 -0.6%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의약품 및 자동차 업종의 부진이 5월 광공업 생산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와 국내 소비경기 부진이 자동차 업종의 부진으로 나타난 것으로 여겨진다"고 해석했다.

 

무엇보다 국내 경기 부진을 대변하는 지표는 투자 지표다. 

 

1분기 성장률 부진의 주된 원인이었던 건설투자의 부진 현상이 2분기에도 개선 조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선 5월 건설 기성 증가율은 전월대비 -3.9%와 전년동월 대비 -20.8%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전월비 기준으로는 3개월 연속 감소세이며 전년 동월 기준 감소폭도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증가율 역시 2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건설투자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해주었다.


4~5월 소비, 생산 및 투자지표를 고려할 때 1분기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2분기 GDP성장률(전기비 기준)이 제자리 걸음 수준에 그칠 공산이 커 보인다는 전망이다.

 

그나마 5월 반도체 업황 사이클을 대변하는 ‘출하-재고 사이클’은 당초 우려보다 견조한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박상현 연구원은 "더욱이 반도체 재고지수를 보면 재고조정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회복된다면 국내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강한 사이클을 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출처=IM증권)

 

흥국증권에 따르면,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동반 하락했다. 

 

하락폭이 크지는 않았으나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내수경기의 부진이 큰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 회복을 위해 충족되어야 할 기본적인 여건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미국의 관세정책, 주요국의 대미 무역합의 및 한미 무역협상 결과 등을 포함한 무역갈등의 해소, 지정학적 불안의 진정, 국내 주요 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정책 지원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고 진단했다.

◇ 소비 심리 개선 긍정적

이러한 한계와 부진한 산업여건 속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소비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나 장기간 이어진 감소세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 

 

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승용차를 중심으로 내구소비재 판매는 증가세에 있다. 

 

소비심리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24.12월 88.2로 급락한 이후 25.6월 108.7로 상승하여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세 인하조치가 연장되고 추경을 통해 소비여력이 보강될 경우 짧은 시차를 가지고 완만한 소비진작 효과가 기대된다는 판단이다.


재고순환측면에서 경기신호도 개선되고 있다. 

 

5월에는 반등했으나 제조업 재고율이 24.11월 113.6에서 104.4로 하락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은 전적으로 반도체 등 IT부문의 출하증가, 재고감소에 따른 것으로 IT를 제외한 부문에서 긍정적인 변화는 찾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Non IT 부문에서 최근 수요 및 생산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의약품, 기타운송장비 등은 재고순환에서 제외되는 점을 고려하면 비중이 크지는 않으나 긍정적 변화도 존재한다"고 해석했다.
 

또한 사상 최악의 침체를 보이고 있는 건설경기도 단기간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중기적으로 주택 공급 증가, PF시장 정상화 지원(추경 포함 5.4조원 공급), 공공부문 건설수요 증대 가능성 등을 내수회복 지원을 위해 정책에 대한 기대가 잠재해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5월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경기사이클의 추가 하방 압력보다 반등 기대감이 크다"며 "국내 경기가 5월을 저점으로 반등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일단 소비심리가 큰 폭으로 개선되었고 대규모 추경의 조기 집행이 국내 소비경기의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민에게 차등 지급하는 1인당 15만~52만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빠르면 7월내 집행될 여지가 있어 3분기 중후반 소비경기 모멘텀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 모멘텀 회복과 더불어 미국과의 관세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수출 경기가 완만하지만 반등할 수 있음은 제조업 경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더욱이 최근 AI 투자사이클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 반도체 수출경기도 큰 폭의 조정없이 견조한 추세를 유지 혹은 수출경기 모멘텀이 재차 강화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1분기 역성장을 견인했던 건설투자의 단기 회복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강력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조치는 건설투자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규모 추경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 회복세가 제약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5월 국내 주요 경제지표는 국내 경기사이클의 추가 하방 압력이 높음을 보여주지만 신정부 정책 효과와 관세 리스크 완화 등에 따라서는 5월이 국내 경기의 저점이 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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