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엔 캐리 청산 경계감에 금융시장 요동.."단기 게임 체인저"

인사이드 / 박남숙 기자 / 2025-12-03 08:00:06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시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우에다 일본은행(BOJ) 총재의 금리 인상 시사 발언으로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확산됐다. ‘엔 캐리 트레이드’를 기반으로 엔화를 빌려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이 엔화 강세 전망으로 자금 회수에 나서며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가즈오 우에다 BOJ 총재는 "금리 인상의 장단점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판단할 것"이라며 "실질금리가 매우 낮아 인상해도 통화완화 기조 조정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출발을 보였지만, 향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일본 국채 금리 급등..미-일간 국채 금리 스프레드 축소 주목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일본 국채 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며 "다카이치 내각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결정 이후 국채 금리 상승세 역시 더욱 탄력을 받는 모양새"라고 파악했다.

 

이미 10년과 30년 국채금리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2년 국채 금리도 1%를 넘어서면서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간 국채 금리 스프레드도 빠르게 축소되는 추세다. 

 

박상현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미국과 일본간 국채 금리 스프레드 축소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라며 "미 연준의 경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인 반면에 일본은행의 경우 추가 금리인상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오는 12월 일본은행이 금융결정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내년 초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확률은 매우 높다. 다카이치 총리 내각이 출범 초기라는 점에서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을 뿐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명분은 충분한 상황이란 진단이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역시 일본 국채 금리 상승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이처럼 일본 국채 금리 추가 상승 등으로 인한 미-일간 국채 금리 스프레드 축소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일간 금리 스프레드 축소가 엔화 가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엔 캐리 트레이 청산 우려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미-일간 금리 스프레드 축소와 엔화 가치 상승은 당연히 엔 캐리 트레이드 매력도를 약화시킬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박 연구원은 "특히, 엔화 가치 상승 폭이 뜻 밖에 확대될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크게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이제는 더 이상 엔화 가치 약세는 물론 일본 증시의 호재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출처=IM증권)

◇ 변동성 확대 요인..엔화 강세시 국내 증시 매력 높아질 수도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엔화의 강세는 미-일금리차 대비 과도했던 엔화 약세의 정상화 과정이며, 장기적인 BOJ 금리 경로에는 큰 변화가 없어 추가적인 청산이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다만 단기적인 유동성이 아닌 금리 측면에서 보면 달러화는 약세 압력이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일본 국채 금리 상승세는 일단 유동성 측면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뜩이나 미국내 자금경색 현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국채 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엔 가치 상승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마저 고조된다면 유동성 축소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미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 차기 신임 연준의장 선임 등 미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기대감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진정시킬 수 있지만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는 잠재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 국채 금리 추가 상승과 엔 강세 전환 시 일본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증시는 그 동안 엔 약세에 크게 기대어 왔기 때문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과 관련, 긍·부정적 효과가 혼재해 있다"며 "유동성 리스크로 일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불거진다면 국내 증시에도 당연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채권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도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될 수 있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국채 금리상승이 국내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장기물을 중심으로 투자 매력도 측면에서 일본보다 한국이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긍정적 효과는 환율로 꼽힌다. 원과 엔간 강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엔화 강세 시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주식시장도 한국과 일본 증시간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지만 엔화 강세 시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반도체 사이클과 더불어 원화 강세 폭 확대가 외국인 자금의 유입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연준의 금리정책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가장 핵심 변수지만 일본 국채 금리와 엔화가 글로벌 금융시장, 특히 국내 금융시장에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공산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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