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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 = 박남숙 기자] 한국의 2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29% 늘며 9개월 연속 월별 역대 최대치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설 연휴로 전년대비 조업일수가 3일 적었음에도 역대 2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일평균 수출 역시 49.3% 증가한 35.5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돌파했다. 무역수지는 155.1억 달러로 1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2월 반도체(SSD 포함) 수출 증가율은 165.4%로 크게 높아졌으나, 자동차(-20.8%), 화학(-15.4%) 등의 부진으로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은 -5.1%에 그쳤다.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격화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출 급증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경기 민감 품목은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 2월 수출, AI IT 중심 강한 수요 재확인
삼성증권에 따르면, 2월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160.8%)를 비롯한 SSD(288.7%), 무선통신기기(12.7%) 등 주요 IT 제품의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2월 반도체 수출은 HBM 수요와 DDR4 등 범용 반도체의 가격 급등에 힘입어, 조업일수 감소 및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증가율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2026년 한국 수출 전망은 추가적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IT를 제외한 품목은 명절의 계절적인 영향(-10% 내외)을 감안하면, 바이오 헬스(7.1%), 화장품(3.5%) 등은 양호했으나, 자동차(-20.8%), 일반기계(-16.3%), 석유화학(-15.4%) 등은 부진을 지속했다.
지역별 수출에서는 중국(34.1%), 아세안(30.4%), 미국(29.9%) 등 대부분이 양호했다. 다만, 지역별 수출에서도 계절적인 영향과 반도체 수출을 감안한 한국 수출은 대체로 부진한 편이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대미국 수출(+29.9%)은 관세 영향으로 자동차·일반기계 등은 부진했으나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강하게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34.1%)은 양국의 연휴에도 반도체, 컴퓨터, 석유제품 등이 크게 증가해 양호했다. 대EU 수출(+10.3%)은 양호한 수요를 기반으로 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주력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그 외 아세안(+30.4%), 인도(+8%) 등 신흥국 수요는 품목 전반에 걸쳐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AI와 비AI 간 품목별 차별화가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160.8%)는 AI 투자 확대 속 메모리 고정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역대 최대 실적(251.6억달러)을 경신했다.
컴퓨터(+221.6%) 역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기업용 SSD를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구경제 품목은 대체로 미진한 수요를 이어갔으나 철강, 석유제품 등 일부 품목은 조업일수 감소 영향 감안 시 완만한 회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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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신한투자증권) |
◇ AI 투자사이클, 지정학적 충격 완충 효과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수출 구조가 AI 투자 사이클에 기반한 반도체 중심의 IT 수출이라는 점은 중요한 변화"라며 "일반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은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켜 수요 둔화와 수출 물량 감소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나 최근 반도체 수출은 소비재 중심의 최종 수요가 아니라 AI 관련 기업들의 투자 수요가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해석했다.
과거에는 반도체 수요가 소비 사이클에 연동되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면, 현재의 AI 투자 사이클은 이러한 충격을 일정 부분 완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160.8% 증가하며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3개월 연속 200억 달러를 상회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다만 15 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를 포함한 5 개 품목(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선박, 바이오)만 증가하며 품목 간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중심의 수출 구조는 이전 대비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수요 위축을 일정 부분 완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이는 반도체의 수출 비중이 40%에 이르고, AI 인프라 투자의 특성(미국 중심과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을 감안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쟁의 지속기간과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여부에 따라 자동차, 화학 등 경기에 민감한 품목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좌우될 전망이다.
정성태 연구원은 "만약 지정학적 불안이 4주 이내 단기에 해소될 경우,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중동 지역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정유 등 일부 업종에는 단기적 반사수혜 요인으로 자리한다"고 풀이했다.
한국 수출의 반도체·IT 의존도 상승은 강력한 단기 실적 개선 요인임과 동시에 향후 수요사이클과 기저효과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키우는 요인이란 분석이다.
이진경 연구원은 "작년 반도체 수출이 급증했던 구간을 고려하면 하반기로 가며 점차 기저 부담 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연중 지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잔존한다"고 설명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