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농심, 정부 압박에 신라면 가격 인하...실적 전망치 하향

인사이드 / 유정민 / 2023-06-28 11:30:56
◇신라면 50원·새우깡 100원 출고가 낮춰
◇정부 압박에 13년 만에 라면 가격 인하
◇연간 매출액 180~190억원 정도 하향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농심이 다음 달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발언이 나온 지 9일 만의 결정으로, 정부의 압박이 먹혔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소맥분 가격 인하를 반영했다고 설명했지만, 여타 원재료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실적 하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심 신라면, 새우깡. (사진=연합뉴스).



◇ 신라면 50원·새우깡 100원 출고가 낮춰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농심은 7월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6.9%, 4.5% 내린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부터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각각 출고가가 낮아진다.

농심이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은 오는 7월부터 5% 인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농심이 얻게 되는 비용 절감액은 연간 약 80억원 수준이다.

반면 이번 가격 인하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농심의 이번 결정은 지속적인 원가 부담 상황 속에서도 소맥분 가격 인하로 얻게 될 농심의 이익증가분 그 이상을 소비자에게 환원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 정부 압박에 13년 만에 라면 가격 인하

추 부총리의 '라면값 인하' 발언에서 시작돼 결국 농심이 2010년 이후 13년 만에 라면 가격을 인하했다.

지난 18일 추 부총리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제 밀 가격이 하락한 것에 맞춰 기업들이 라면값을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한국제분협회 회원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밀가루 가격을 내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밀가루를 공급하는 제분사들의 납품가를 낮추고, 라면 등 식품소비업체에 가격인하 압박을 한 것이다.

농심은 국내 대표 라면과 스낵인 신라면과 새우깡에 대한 가격 인하로 소비자가 실질적인 생활물가 하락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 인하 대상인 신라면과 새우깡은 국내에서 연간 3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심 신라면. (사진=연합뉴스)

 


◇ 연간 매출액 180~190억원 정도 하향

농심의 주요 매출을 담당하는 핵심 제품인 만큼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도 하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가격 인하를 반영하여, 국내 라면과 스낵의 연간 평균판매단가(ASP)를 각각 0.8%, 1.2%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연간 매출액 전망치는 180~190억원 정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 가격도 5% 인하되어, 연간 비용은 최소 80억 정도 절감 가능할 것으로 봤다.

박상중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3년과 2024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2~3%, 4~5% 정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추산한다"며 "향후 2분기 실적 점검 내용 등을 포함해 전사 실적 추정치를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경제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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