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두산에너빌리티 주가 급등 미스터리…”SMR 기자재 납품 확정된 바 없어”

인사이드 / 김영택 기자 / 2024-05-28 10:39:21
SMR 상용화 우려...투자에 신중해야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하루 만에 무려 17% 가량 급등했습니다.


27일 증시 개장과 동시에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9.0% 오르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결국 16.65% 상승 마감했습니다.

전날 1만 8260원이던 주가는 이날 2만 1300원으로 급등했습니다.

한 언론매체가 미국 최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 업체인 뉴스케일파워가 정보기술(IT) 인프라 기업인 스탠더스파워가 추진하는 최대 370억 달러(약 50조원) 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에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튜브 등 SMR 주요 기기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큰 수혜가 전망된다는 내용이었죠.  

 

(사진=연합뉴스)


◇ "기자재 납품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

 

뉴스케일파워가 스탠더드파워에 오는 2029년부터 SMR 24기를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기사화된 겁니다.

단순 계산시 두산에너빌리티의 공급 물량은 약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한 겁니다.

하지만, 알파경제가 업계 전문가들 취재를 종합해보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뜬구름을 잡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8일 오후 공시를 통해 "당사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지분투자한 전략적 투자자로서 뉴스케일파워가 수주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일정 규모의 기자재를 공급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서 "다만, 뉴스케일의 SMR 공급과 관련, 당사의 기자재 납품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정식계약이나 수주를 통한 SMR 기자재 양산에 돌입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선발주한 SMR용 시제용 기기들을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 SMR 상용화 우려...투자에 신중해야

더 큰 문제는 뉴스케일파워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에 대한 우려인데요.

미국 주도로 SMR 공급 및 수출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분위기가 시장에 퍼져 있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뚜렷한 결과물이 없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뉴스케일파워는 아이다호주에서 SMR 프로젝트를 추진하다 지역 전력 업체들의 참여 저조로 취소된 바 있습니다.

같은 달 엑스에너지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한 미국 증시 상장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인 TD코웬의 마크 비앙키 애널리스트 “뉴스케일 사업 취소, 엑스에너지 거래 무산 등 연이은 소식은 (SMR 시장 관련)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뉴스케일파워의 원천 기술 확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원전기업인 웨스팅하우스가 파산했고, 우리나라 핵발전 시설 규모도 일체화(모듈화)하는 시도는 오래됐으나, 국내외에서 모두 실패해왔다”면서 “스타트업인 뉴스케일파워는 SMR 설계도면만 존재할뿐 건설 경험도 없고, 허상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케일파워 등 국내외 SMR 개발사들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실적 등 결과물이 전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실체가 없는 뉴스케일파워의 SMR 수주 전망 보도에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급등했고, 이는 자칫 주식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입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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