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2월에만 28兆 계약 취소·축소”…배터리 산업 구조조정 신호탄 쏘나

인사이드 / 김영택 기자 / 2026-01-15 08:53:36
정부, 장기화된 배터리 부진에 생산시설 통폐합 등 구조조정 시사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국내 배터리 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연말에만 무려 28조원에 달하는 계약이 취소되거나 축소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제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배터리 산업이 장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생산시설 통폐합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배터리 업계 임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현재 배터리 시장 환경과 생산량을 감안할 때, 국내 배터리 3사 체제 유지에 의문이 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배터리 시장의 주요 3사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사실상 한 곳 이상의 배터리 업체가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또한 "지난해 12월의 경고를 직시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 취소되거나 축소된 계약 규모는 약 2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계약 축소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으로 인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포드(약 9조 6000억원) 및 FBPS(약 3조 9000억원)와의 총 13조 5000억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이 해지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또한 ▲엘앤에프는 테슬라와의 약 3조 8000억원 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이 978만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제너럴모터스(GM)와의 양극재 공급 계약 규모를 13조 7696억원에서 2조 8111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 둔화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추가적인 계약 축소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진=연합뉴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당분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막대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 확대도 국내 배터리 산업의 입지를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은 37.1%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53.9%로 과반을 차지했던 점유율이 2023년 48.5%, 2024년 43.6%로 하락한 데 이어 40% 아래로 떨어진 수치다.

국내 업체들이 삼원계(NCM) 배터리를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조해 왔으나, 저가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는 중국 업체들에 밀려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소듐(나트륨) 이온전지 상용화에 나서면서, 차세대 기술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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