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에서 hy, 유통전문기업 도약 천명
◇hy, 부릉 시너지 안간힘...대규모 자금 투입 불가피
![]() |
부릉. (사진=메쉬코리아) |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부릉’의 메쉬코리아가 지속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특히, hy가 부실 기업을 알고도 거액에 매입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가중될 전망이다.
17일 알파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배달 플랫폼 ‘부릉’운영사 메쉬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40.8%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은 645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81.7% 늘었다.
적자가 확대되고 누적되면서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 -483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이사는 “경영권 분쟁 중이던 부릉 인수에 시장의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속된 적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의 빈 깡통 기업 인수 우려는 현실이 됐다”고 분석했다.
![]() |
윤호중 hy회장. (사진=hy) |
◇ 윤호중, 800억원에 부실 ‘부릉’ 인수 결정적 역할
hy는 지난달 3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메쉬코리아와의 기업결합을 승인받고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총 인수대금은 800억원으로 hy는 메쉬코리아 지분 66.7%를 확보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hy의 메쉬코리아 인수는 윤호중 hy 회장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회장은 hy 사업다각화에서 핵심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전문경영인 김병진 대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2020년 선대 회장인 창업주 윤병덕 회장의 자리를 이어받기 전부터 인수합병 등 사업다각화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 취임 후인 2021년, 긴 세월 유지한 사명인 한국야쿠르트를 hy로 변경한 것으로 유명하다.
![]() |
hy가 물류와 플랫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제품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사진은 '스트레스케어 쉼'을 소개하고 있는 모델 신민아. (사진=hy) |
◇ 한국야쿠르트에서 hy, 유통전문기업 도약 천명
윤 회장은 기존 식음료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오랜 사명을 버렸다.
hy는 물류와 플랫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제품 라인업도 강화했다.
hy에 따르면 메쉬코리아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유통전문기업으로의 도약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측했다.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1만1000명 규모의 프레시 매니저에 더해 1만 명 수준의 부릉 라이더까지 총 2만 명이 넘는 배송 인력을 갖추기 때문이다.
물류거점도 hy의 600여 곳에 메쉬코리아의 500여 곳을 합쳐 약 1000곳으로 늘어난다는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충성도 높은 야쿠르트 아줌마와 이직·이탈 수요가 많은 배달라이더와의 화학적 결합은 상당한 어려운 과제라는 것이 중론”이라면서 “hy가 사명 변경 뒤 체질 개선의 조급함에 꼼꼼한 실사없이 부릉 인수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
hy 프레딧 배송서비스. (사진=hy) |
![]() |
김병진 사장이 이끄는 hy가 종합유통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낸다. (사진=hy) |
◇ hy, 부릉 시너지 안간힘...대규모 자금 투입 불가피
앞으로 hy는 전국 500여 곳의 '부릉 스테이션' 등 메쉬코리아 물류 거점을 바탕으로 물류 효율화를 꾀할 계획이다.
하지만 메쉬코리아의 인력 이탈 심화로 추가 인력 선발부터 재배치까지 hy가 도맡아야 할 일이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새벽배송·풀필먼트 등 적자사업을 접고 대규모 정리해고과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또, 2만명 가량의 부릉 라이더로 프레시매니저(구 야쿠르트아줌마) 전동 카트의 속도나 이동 거리, 적재량 등의 한계 보안을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팬데믹 종료 이후 배달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부릉 라이더의 이탈 규모도 제법 되는 것은 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 배달원 등 단순노무종사자가 최근 1년 새 11만 명 이상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음식 배달 시장이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IB업계는 hy의 부릉 시너지 발현을 위해서는 물류 산업 특성상 대규모 자금 투입을 통한 원점 재검토가 불가피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