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취업 일당, 고객정보 1000건 빼내 '오물 테러'…총책 등 4명 구속
우아한형제들 "고객 사과·계약 해지"…형식적 규제·외주 관리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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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2025년 12월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배민파트너페스타'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배민)이 공정거래위원회 약관 시정 조치 이후 오히려 입점 업주에게 불리하게 통지 기준을 변경해 논란을 빚고 있다.
여기에 외주사 직원이 고객 정보를 대량 유출해 '보복 테러'에 악용하는 사건까지 겹치며 총체적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 공정위 시정 뒤 오히려 좁아진 통지 기준
30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 입점 업주들은 계약상 반경 4km까지 가게 노출을 보장받는다.
공정위는 지난해 노출 범위 제한이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 업주에게 지체 없이 통지하도록 약관 시정을 지시했다.
그러나 시정 조치 전후로 실제 통지 기준은 업주에게 더 불리하게 바뀌었다. 공정위 조치 이전 배민은 노출 범위를 2km 이내로 좁히면 업주에게 알렸으나, 조치 이후에는 1km까지 좁혀져야 통지하도록 기준을 변경했다.
배민 측은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1km로 봤다"는 입장이다.
반면 입점 업주들의 반발은 거세다. 한 가맹점주는 "피크 시간대에 주문이 끊겨 생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또 다른 업주 역시 제한 거리의 폭과 무관하게 노출 축소 자체가 생계에 직결되는 치명적인 피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거리를 얼마로 볼지는 사업자 자율"이라며 "업주들 불편이 지속된다면 배민과 쿠팡이츠에 약관 개정을 추가로 유도하는 등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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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의민족. (사진=연합뉴스) |
◇ 외주 상담사 위장 취업…1000건 개인정보 보복 테러에 쓰였다
배민의 외주 인력 관리 시스템에도 허점이 노출됐다.
배민 외주 운영센터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빼돌린 고객 개인정보를 '보복 대행' 범죄에 활용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28일 서울남부지법 김재향 부장판사는 조직 총책인 30대 정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하고 "증거 인멸 및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경찰은 일당 4명의 신병을 모두 확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텔레그램에 보복 테러 대행 광고를 올리고 의뢰인에게 금전을 챙겼다.
40대 여모씨가 배민 외주사 상담원으로 취업해 업무와 무관하게 약 1000건의 고객정보를 빼돌렸고, 행동대원 30대 남성 A씨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피해자 주거지에 인분을 뿌리거나 래커로 욕설 낙서를 하는 방식으로 수차례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 1월 A씨를 구속 송치한 데 이어 여모씨와 30대 이모씨, 총책 정씨를 차례로 구속했다.
우아한형제들은 30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피해를 입은 고객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정보 악용이 확인된 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선제적으로 신고하고, 해당 외주업체와는 계약 해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담 인력 채용 기준 강화 등 내부 통제 점검을 통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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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라이더유니온,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님모임,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관계자 등이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약관·보안 모두 총체적 부실
배민이 약관 통지 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외주 관리는 사실상 업체 자율에 맡겨둔 결과 운영 전반에서 규제의 빈틈이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약관 문제에서 배민은 공정위가 명시하도록 한 '중대한 영향' 기준을 스스로 설정하면서 통지 기준을 시정 이전보다 좁혔다.
형식 요건은 맞추되 실질 보호를 후퇴시킨 방식이다. 업주들은 계약상 보장된 노출 범위가 줄어들어도 이를 제때 알지 못한 채 매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개인정보 문제에서는 외주 인력 채용과 시스템 접근 권한 관리에 허점이 있었다. 위장 취업한 상담사가 업무 외 목적으로 고객 정보를 대량 조회하는 동안 내부 통제가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약관 꼼수와 보안 구멍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입점 업주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배민이 '형식적 조치' 뒤에 숨지 않도록 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과 실효성 있는 제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중론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