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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소니 그룹이 주식 시장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지난 11일 소니의 주가는 닛케이 평균 주가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상승세를 보이며, IT 버블 시기인 2000년 이래 약 25년 만에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2일 전했다.
소니 주가는 11일 전날 대비 2% 상승한 3,398엔을 기록해 2000년 3월의 3,390엔을 넘어섰다.
시가총액은 20.7조 엔으로, 일본 시장에서 도요타 자동차와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 증권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의 재검토 매수와 성장을 기대한 해외 투자자의 매수가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블랙록 그룹과 노르웨이 정부 연금 기금 등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소니 주식 매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의 성공 비결은 지난 10년간의 과감한 사업 구조 개편에 있다.
2000년 당시 전기·전자 사업이 전체 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이 60%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M&A를 통해 확보한 방대한 지적재산(IP)이다.
음악 사업의 관리 악곡 수는 2024년 3월 말 기준 624만 곡으로, 지난 10년간 70% 증가했다. 이는 미국 유니버설·뮤직·그룹의 450만 곡을 상회하는 수치다.
소니는 영화, 음악, 게임, 애니메이션 등 제작부터 배급까지, 그리고 이미지 센서,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차별화하는 일렉트로닉스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애플, 넷플릭스,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갖추지 못한 독특한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소니가 엔터테인먼트 세계 1위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 가치를 나타내는 예상 EPS(1주당 이익)는 이번 회계연도 163엔으로, 넷플릭스(엔 환산 약 3,000엔)와 디즈니(약 800엔)에 크게 뒤처진다.
엔터테인먼트 3개 사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10.3%로, 넷플릭스(27%)와 디즈니(17%)를 하회한다.
앞으로 소니의 과제는 높은 잠재력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이나 최근 KADOKAWA에 대한 인수 관측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니는 2027년 3월기까지 3년간 M&A와 자사주 매입 등에 1조 8,000억 엔의 성장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소니가 사업 구조와 수익 체질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며 시장에 새로운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27년 3월기 EPS가 229엔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며 이 경우 주가는 현재보다 40% 높은 4,700엔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