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5만전자' 터치한 삼성전자…실적발표 앞두고 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인사이드 / 이준현 기자 / 2024-10-07 10:31:15
주가 연일 하락세…한 때 '5만전자' 터치도
증권가, 목표주가 하향 조정
임원들 잇따른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반등 쉽지 않아
"현재주가, 이미 모든 악재 반영" 다른 전망도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한때 '5만전자'를 터치하는 등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 우려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진입 지연 등이 하락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실적 전망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주가 연일 하락세…한때 '5만전자' 터치도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700원(1.14%) 내린 6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인 2일에는 장중 5만원대(5만9900원)를 터치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가 '5만전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주가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는 반도체 업황 고점론과 경쟁사 대비 늦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진입, 3분기 실적 우려 등이 꼽힌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주가 하락을 가속화시켰다.

지난달에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8조6200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 증권가, 목표주가 잇달아 하향 조정

주가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는 19곳에 달한다.

신한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은 목표가를 기존 11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낮췄고, SK증권은 12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내렸다.

BNK투자증권은 가장 낮은 8만1000원으로 목표가를 제시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거시 경제 부진에 따른 세트의 더딘 회복과 이로 인한 메모리 사이클 단기 둔화를 반영해 2025년 영업이익을 50조원으로 24%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박용인 사장. (사진=연합뉴스)


◇ 임원들 잇따른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반등 쉽지 않아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자사주 3000주를 6만2500원에 매입했다. 총 매입액은 1억8750만원이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을 비롯한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남석우 제조&기술담당 사장,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등이 총 8억7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 밖에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이 같은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현재의 주가가 회사의 실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경영진이 직접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회사에 대한 신뢰와 장기적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전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임원들의 잇따른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 하회할 것"

삼성전자는 오는 8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42.64% 증가한 10조 7717억원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0조원(-5% 직전 분기 대비)으로, 메모리의 경우 수익성 추구 전략 지속으로 출하는 가이던스 대비 소폭 부진하겠으나, 가격은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변수는 DS사업부 일회성 비용과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 반등 여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주가 반등의 모멘텀이 될 수 있지만, 하회할 경우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HBM3e의 엔비디아 양산 퀄(테스트) 완료', 'HBM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D램 업황도 양호하다는 안도감'만으로도 충분한 수준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 반도체 제조 현장. (사진=삼성전자)


◇ "현재주가, 이미 모든 악재 반영" 다른 전망도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미 모든 악재가 주가에 반영된 만큼 최근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으로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부진했던 낸드 수익성도 가격 반등으로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며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며 최근 주가는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를 지나치게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도 "주가 하락으로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 1.02배 수준으로 역사적 하단 영역에 불과하다"며 "인공지능(AI) 강세 지속 속에 HBM, DDR5, DRAM 고용량 모듈,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호조를 감안하면 낮은 기저의 전통 세트 부진이 메모리 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 여현석 연구원은 "역사적 P/B 밴드 하단 부근"이라며 "악재는 대부분 주가에 기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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