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한국 수출입 불확실성 소화 구간, 반도체 역성장

인사이드 / 박남숙 기자 / 2025-03-05 07:00:30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2월 한국의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0% 늘어 2개월 만에 증가 전환됐다.

다만 설연휴 이동으로 조업일수가 1.5일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일평균수출은 5.9% 감소해 부진했다. 

 

수입은 에너지 수입 감소에도 반도체 및 반도체 증가에 힘입어 0.2% 늘었으며 무역수지는 2개월 만에 43억달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품목별 차별화는 다소 완화됐다. 작년 IT 호조를 이끌었던 B2B 수요 증가세가 약화됐다. 

 

반도체(-3%)는 16개월 만에 감소 전환됐고 컴퓨터는 100%를 웃돌던 증가세가 20% 내외로 둔화됐다. 

 

대신 무선통신기기(+41%) 등 B2C 수요는 양호 한 흐름이 이어졌다. 구경제 품목의 개선세는 여전히 미미했다. 

 

자동차(+17%)만 견조한 글로벌 수요 속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가 일부 상존하지만, 반도체 수출이 급격히 약화된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플러스(+) 전환한 점은 긍정적이나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국면인 만큼 한국 수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 무역분쟁 경계감이 상반기 수출 둔화 이끌 전망

반도체 수출 모멘텀이 예상보다 빠르게 약화된 만큼 IT 품목과 비IT 품목 수출의 동반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소지가 있다. 

 

전규연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향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컴퓨터 수출이 하단을 지지해주겠으나 무선통신기기의 경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제거되면 수출 증가율이 재차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 시 대중 반도체 수출이 추가로 감소할 위험도 상존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부진했던 자동차 수출이 플러스(+) 전환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지속성 여부는 고민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정부가 오는 4월 2일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경계심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대 한국 수입 중 자동차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기준 약 28%에 달해 수입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자동차 수출은 재차 뒷걸음질할 소지가 있다.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도 이어지고 있어 국내 생산 물량 외에도 우회수출 물량의 동반 타격도 우려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의 10대 무역적자국 중 8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무역적자는 트럼프 집권 1기 당시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다.


한국의 총 수출 중 G2(중국, 미국)향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만큼 글로벌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동안 한국 수출 경기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수출기업 심리 개선 및 수출 수요의 점진적 반등 감안 시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보다 서서히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가 약해졌고 주요국 수출도 감소하며 둔화했다"며 "수출은 제조업 반등과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 완화를 반영해 다음 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처=한화투자증권)


◇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 소화 필요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반도체 전반의 수요 둔화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최근 수요의 중심에 있는 빅테크업체들의 AI 투자는 진행형으로 지역별로 보면 중국과 홍콩을 제외한 베트남, 대만, 미국 등 대부분 지역 수출은 작년에 준하는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파악했다.

 

전방 수요 둔화보다 2월부터 가시화된 트럼프의 대중국 10%p 추가 관세를 우회하거나 관련 불확실성을 회피하고자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찬희 연구원은 "적어도 2분기까지는 관세 정책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수출 개선세가 지지부진할 수 있다"며 "다만 선진국 중심의 재화 수요는 늘어나고 있고 빅테크의 AI 투자 역시 추세가 꺾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4일부터 발효 예정인 미국의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에 대한 관세율 인상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올해 수출의 -1~2%pts 내외로 추정된다"며 "자동차, 가전 등이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관세율 인상으로 미국, 멕시코 등의 소비 둔화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 영향은 중국의 미국, 멕시코, 캐나다의 수출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입장에서는 4월 2일부터 부과될 것으로 예고된 상호 관세(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과 비관세 장벽을 고려하여 산출)의 영향이 클 것이란 예상이다.

 

정성태 연구원은 "다만, 현재 시점에서 비관세 장벽의 정의와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비관세 장벽을 관세율로 환산하는 과정도 불명확하다"며 "2024년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캐나다와 멕시코 사이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며, 25%의 관세율 부과가 합리적인 추정"이라고 분석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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