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OCI·한미그룹, 통합 마무리...장남 가처분신청, 경영권분쟁 난제

인사이드 / 김영택 기자 / 2024-01-22 14:25:27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국내 1위 태양광 폴리실리콘 기업 OCI와 메이저 제약사 한미약품그룹이 전격 통합을 발표했다.


양사는 지난 12일 각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면서 OCI그룹의 지주사인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한미그룹 지주사) 지분 27%를 약 7703억원에 취득했다.

이를 통해 장녀인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 지분 10.4%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사실상 차기 경영권도 거머쥐게 됐다.

반면,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과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통합 지주사 지분을 한 주도 보유하지 못하게 된다.

통합 결정 후 한미 오너일가의 장차남은 반대 의사를 피력하면서 가처분 신청을 냈고,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되기 시작했다.

양사간 통합 작업은 급물살을 타듯 빠르게 이뤄졌다. 사실상 임종윤 회장과 임종훈 사장이 반격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한미그룹은 구성원들의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15일 사내 공지를 통해 '팩트체크' 게시글을 올리면서 분쟁에 대응했다.

한미그룹은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이 없고, 양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결단”이라면서 단호하고,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우현 OCI 회장은 일본과 말레이시아 출장 전 임종윤 회장을 한차례 만났다.

양측이 어떠한 의견을 교환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임종윤 회장은 통합 절차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강력히 주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우현 회장은 22일 한 언론매체에 임종윤 회장의 가처분 신청과 관련 다시 만날 이유가 없다는 뉘앙스로 인터뷰를 했다.

이미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한 이우현 회장 입장에서 다시 만날 명분과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그러면서 임종윤 회장의 가처분 신청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식으로 인터뷰함으로써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사진=한미약품)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이 별세한 뒤 장남인 임종윤 회장이 차기 그룹을 맡아 경영할 것으로 보였지만, 그의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이 단독 대표로 그룹을 이끌었고, 동시에 장녀인 임주현 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늘어난 것이다.

현재 임종윤 회장의 카드는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이사회 구성을 변경하고, 통합을 무효화하는 것 뿐이다.

통합 과정에서 배제된 동생 임종훈 사장의 지분을 합하면 총 20.47%다. 캐스팅보트인 2대 주주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을 설득하는 동시에 사모펀드까지 뛰어들면 상황이 혼돈에 빠지게 된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법률 검토 과정에서 양사간 통합이 문제가 없어 (임종윤 회장)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서 “원활한 통합 절차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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