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롯데손보 조기상환 요건 미충족에도 일방적 추진…심각한 우려"

피플 / 이준현 기자 / 2025-05-08 14:05:06
롯데손해보험 CI. (사진=롯데손해보험)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롯데손해보험이 규제 기준에 미달한 상태에서 900억원 규모 후순위채 조기상환을 강행한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원장은 8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롯데손보가 지급여력비율 저하로 조기상환 요건을 미충족함에도 일방적으로 조기상환을 추진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법규에 따라 필요 사항을 엄정하게 조치하면서 막연한 불안심리 확산에 대비해 금융시장 안정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덧붙였다.

롯데손보는 이날 지난 2020년 5월 7일 발행한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에 대해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확정적으로 행사하고 공식적인 상환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 규정에 따르면 보험사가 후순위채 조기상환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상환 이후에도 지급여력비율(킥스 비율)을 15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롯데손보가 해당 후순위채를 상환할 경우 지급여력비율이 이 기준 아래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킥스 비율은 154.59%로 집계됐다.

앞서 롯데손보가 이날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었지만 금감원이 이를 불허하면서 행사 일정이 오는 12일로 미뤄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롯데손보는 규정에 대해 해당 조치가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당국이 사전에 확인해주는 '비조치의견서'를 요청했지만, 금감원은 전날 불승인 결정을 내리고 콜옵션 행사에 제동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롯데손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콜옵션 행사를 연기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상환을 위한 충분한 자금 여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8일 콜옵션을 확정적으로 행사해 공식적인 상환 절차를 개시했다"고 주장했다.

롯데손보는 "투자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콜옵션을 행사해 후순위채를 상환하기로 했다"며 "감독규정을 충족한 상태에서 늦어도 오는 12일까지 후순위채 상환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번 상환은 회사의 고유자금인 일반계정 자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계약자 자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며, 계약자 보호에도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과 관련해 "최근 미국 경제가 예상 밖의 역성장에도 고용지표는 양호해 향후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통상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잠재된 대외 리스크도 매우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미 연준은 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금리상단 4.5%)했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경제 전망에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했고 미국의 고용과 물가에 위험요인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다만 "현재 국내 금융시장은 금리인하 기조하에 채권시장 유동성이 풍부하고 기업 자금조달도 원활한 상황이어서 국지적 신용 이벤트에 따른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시장의 작은 변화라도 세밀히 점검하고, 일부 취약 중소 금융사의 건전성 문제가 시장 불안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필요한 안정 조치도 신속히 검토·시행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금융권 및 기업들의 자금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과거 유사사례 대응경험을 바탕으로 F4 중심의 긴밀한 협조체계하에 필요 안정 조치를 신속히 검토·시행하라"고 덧붙였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주요기사

류재철 LG전자 사장 “中 경쟁 위협 속…고객 이해도 높여 차별화 전략 수립할 것”
김건희특검, '이배용 매관매직' 의혹 국가교육위원회 압수수색
최태원 "기업 규모별 규제 철폐 없인 경제성장 불가능"
이찬진 금감원장 "저축은행 고위험 여신 지양"
허윤홍 GS건설 대표 “청계리버뷰자이 근로자 추락사…머리 숙여 사죄”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