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복마전’ 한국게임, 아시안게임 금메달 받을 자격 있나

TV / 영상제작국 / 2024-04-22 13:55:57
▲ (출처:알파경제 유튜브)

 

[알파경제=영상제작국] “몸을 움직여서 활동하는 게 스포츠에 대한 기존 관념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많은 분께 좋은 영향을 끼치고, 경쟁하는 모습이 영감을 일으킨다면, 그게 스포츠로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지난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금메달리스트인 ‘페이커’ 이상혁은 ‘e스포츠도 스포츠로 볼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당시 이상혁은 ‘리그오브레전드(LOL)’ 부문 금메달을 따면서 아시안게임 최고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 게임중독 벗고 병역면제 금메달..게임사 “위상 올라가” 환호

e스포츠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이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2, 은메달 1, 동메달 1개를 따내면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는데요.

당시 최윤 한국선수단장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에서 “우리 애들한테 게임하지 말라고 못 하겠다. 그만큼 인상 깊었다. 나한테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감동이었다. 정말 행복했다. 국민들도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44세의 김관우 씨는 스트리트파이터5 부문에서 한국 대표팀 첫번째 e스포츠 종목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되면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죠.

김 씨는 “게임할 때 늘 혼이 많이 났는데, 금메달을 따고 나서는 어머니에게 ‘아들 너무 좋다’라는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항저우 게임 전과 후로 달라졌다고 할 만큼 우호적으로 바뀌는 것을 체감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 1등 넥슨, 게임확률사기 집단 소송에 직면...“공식 사과부터”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의 넥슨 확률형 아이템 관련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공정위는 넥슨이 자사 효자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유상 아이템인 ‘큐브’ 확률을 이용자 고지 없이 조정하고, 일부 아이템은 확률 0%로 변경했다면서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한 바 있는데요.

이길우 법무법인 LKS 대표변호사는 알파경제에 “공정위가 넥슨에게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유저를 기만한 게임사들에 대한 경고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면서 “아이템 확률 조작은 사기죄에 해당하고 넥슨은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변호사의 언급처럼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총괄 디렉터와 김창섭 디렉터 등을 앞세워 해명 방송만 했을 뿐입니다.

넥슨은 다들 익히 아는 공식적인 절차에 따른 사과 입장을 한 번도 제대로 내놓은 적이 없죠. 다만 정부규제보다는 자율규제로 해당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적은 있습니다.

전직 넥슨 고위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확률에 대해 10여년 전부터 내부 문제 제기가 꾸준히 있었다”면서 “경영진이 관련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매출이 워낙 잘 나오는 간판게임이라 쉬쉬했던 것으로 안다”고 증언합니다.

PC방 점유율 집계 사이트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PC방 점유율은 약 1.8%로, 10위에 간신히 턱걸이할 정도로 이용자 급감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넥슨의 ‘자율규제 유지’ 속내는 확률 조작에 방점이 찍힌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마저 지울 수 없습니다.

◇ 잇따른 한국 게임사의 확률 ‘표기 실수’ 선언...공정위 “조사 중”

확률형 게임 아이템의 확률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개정안이 지난 달 22일 시행된 가운데 게임사들의 확률 오류 사례가 잇따랐습니다.

공정위는 최근 게임사 위메이드·그라비티에 대해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29일 공지사항을 통해 “라그나로크 특정 확률 아이템 1종에 대한 웹사이트 내 확률 정보가 실제 확률과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확률 정보 등록 시의 실수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죠.

위메이드는 ‘확률 표기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공정위는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게임사의 의도적인 확률 조작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웹젠의 ‘뮤 아크엔젤’은 특정 횟수 뽑기 시도 전까지 획득 확률 0%인 ‘바닥 시스템’이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게임에 대한 이미지도 급격하게 나빠지는 모양새입니다.

한치호 NBNtv 수석해설위원은 “아이템 뽑기 확률 조작은 법률상 사기 행위로 규정될 수 있음에도 우리나라 게임사들은 매출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로 인식해온 것 같다”면서 “본격적인 정부 규제에 앞서 제대로 된 사과와 함께 확률 사기 근절에 대한 약속부터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알파경제 영상제작국 (pres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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