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각 등 25조원 수준 자구안 발표
◇정부, 전기요금 kWh당 8원 인상 결정 [알파경제=김우림 기자] 한국전력이 1분기 시장 컨센서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연초의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불가피했다.
한국전력은 실적 발표와 함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25조원7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정부가 추가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하면서 경영 정상화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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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사진=연합뉴스) |
◇ 1분기 영업손실 6.2조원 기록..예상 하회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한국전력 영업적자는 6조20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에 미달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한 21조6000억원이다.
총 매출액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것은 전기판매량 증가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단가가 32.7% 상향된 영향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전력판매량은 143TWh로 전년 동기와 동일했지만 1월부터 전기요금이 13.1원/kWh 인상되면서 1분기 평균판매단가가 147원으로 상승해 매출액은 사상 첫 분기 20조원대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익성에서는 원자력과 석탄발전 이용률이 각각 80.2%, 54.8%로 전년 동기 84.2% 58.7% 보다 하락해 1~2월 전력도매원가(SMP) 상한제 실시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구입전력비가 4분기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또 연료비 투입단가도 예상보다는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적자 축소 이후 하반기 흑자전환할 전망"이라며 "주요 에너지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SMP 하락이 확인되고 있으며, 원전 이용률 증가 및 하반기 신규원전 가동으로 원전발전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을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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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부동산 매각 등 25조원 수준 자구안 발표
한국전력은 혁신과 체질 개선을 위해 2026년까지 25조원7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자구안을 발표한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 사장은 지난 2년간 누적 적자 38조원을 넘기면서 정치권으로부터 고강도 자구안 마련과 퇴진을 압박 받아왔다.
한전은 전력설비 건설의 시기와 규모를 추가로 이연·조정해 1조3000억원을, 일상적인 경상경비에서 1조2000억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와 협의를 통해 전력시장 제도를 개선해 영업비용의 90%를 차지하는 구입전력비 2조8000억원을 절감할 방침이다.
시설부담금 단가 조정, 발전자회사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시스템 개선 등으로 3000억원 규모의 수익 확대도 추진한다.
부동산 매각에도 나선다. 지하 변전시설로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던 여의도 남서울본부를 비롯해 기존 매각 대상 44개소 외에도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강남 핵심 교통 요충지에 입지한 한전 아트센터와 전국 10개 사옥의 임대를 우선 추진하고 추가적인 임대 자산도 지속 발굴한다.
한전은 지난해 8월 마련된 조직·인력 효율화 계획에 따라 업무통합과 조정으로 496명의 정원을 감축한 바 있다. 향후에도 전력수요 증가와 에너지 신산업 확대로 예상되는 소요 인력 1600여명을 업무 디지털·광역화, 사업소 재편을 통해 재배치 인력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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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도 2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안 및 취약계층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정부, 전기요금 kWh당 8원 인상 결정
자구안에 화답하듯 15일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올 2분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8.0원, 가스요금을 MJ(메가줄)당 1.04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에너지 공급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한국전력, 가스공사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전기·가스요금의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한국전력공사와 가스공사는 간부직원 임금인상분 반납과 서울 소재 핵심 자산 매각 등 재정 건전화 방안을 포함한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마련했으나 재무 상황과 경영 여건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상안은 오는 16일부터 적용된다. 4인가구 한 달 전력사용량(332kWh) 기준 전기요금은 3020원, 가스요금(4인 가구 기준 3861MJ 사용 시)은 4400원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 규모가 크고 작은 것보다는 점진적으로 요금 인상이 이루어 진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알파경제 김우림 (anarim89@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