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기업은행, 대규모 충당금 '과도한 집행 vs. 불안 확대'

인사이드 / 이준현 기자 / 2023-05-02 09:31:58
◇추가 충당금 영향에 순익 컨센서스 하회
◇포트폴리오 차이 감안해도 과도한 집행
◇건전성 악화 시작 신호탄으로 해석 가능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기업은행이 대규모 추가 충당금을 연달아 전입하며 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본격적인 자산건전성 악화 추세가 시작되었다는 평가가 잇따르며, 대손율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포트폴리오 차이를 고려해도 시중 은행지주의 2~4배에 달하는 추가 충당금은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IBK기업은행. 사진=IBK기업은행 제공

 


◇ 추가 충당금 영향에 순익 컨센서스 하회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 전 분기 대비 4% 감소한 7201억원이다. 컨센서스를 8%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경기대응 추가 충당금이 3510억원 전입되며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것이 주 원인이다.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 대비 0.11%포인트 감소로 조달비용률 악화 및 이자감면 등에 의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원화대출은 중소기업 중심의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도 소폭 증가하면서, 시중은행과 달리 전 분기 대비 2% 증가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분기 중 고리로 조달한 창구 수신의 부담은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지겠으나, 초저금리 지원 대출의 리프라이싱 주기 또한 도래하면서 2분기 NIM은 일부 방어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은행의 분기별 지배주주 순이익

 


◇ 포트폴리오 차이 감안해도 과도한 집행

은행 대손비용률은 0.81%, 경기대응 추가 충당금 제외 시 0.33%로 전년 평분기와 비교해 경상 비용률이 0.10%포인트 상승했다.

대형 은행들은 코로나 발생 이후에도 실제 연체가 두드러지지 않자 미리 신용등급 하향을 가정하거나 선제적인 충당금 전입을 실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법인 대상의 대출 비중이 높다는 특성상 더 높은 리스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2022년까지 누적 1조4000억원의 추가 전입으로 시중 은행지주와 비교해 총여신 대비 비율 2~4배를 전입했고, 직전분기에도 추가 충당금을 3900억원 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대규모 충당금이 다시 전입됐다.

김도하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차이를 고려해도 시중 은행지주의 2~4 배에 달하는 추가 충당금은 과도하다"며 "추가 충당금은 가정의 오류가 아닌 이상 과도한 집행"이라고 판단했다.

 

COVID 국면 이후 “선제적으로 전입한” 대손충당금의 누적 규모
김성태 IBK 기업은행장 (사진=연합뉴스)


◇ 건전성 악화 시작 신호탄으로 해석 가능

반면 표면이익 증가에도 핵심이익 둔화와 대손부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부정적이란 의견도 많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대손율이 다소 상승한 점은 연중 대손율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한다는 점에 부정적"이라며 "다만 연체율 상승 폭 자체는 완만해 2020년부터 누적된 선제적 충당금전입액을 고려하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고금리와 경기침체, 부동산시장 부진 여파가 취약한 차주를 중심으로 대손부담 확대로 나타나고 있어 건전성 지표에 관리부담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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