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라제작소(6361 JP), 베테랑의 '숙련 기술' 디지털화로 설계 혁신

글로벌비즈 / 우소연 특파원 / 2026-03-12 09:38:27


[알파경제 = 우소연 특파원] 일본의 펌프 제조 전문 기업 에바라제작소(Ebara Corporation)가 숙련된 기술자들의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던 '암묵지'를 데이터로 전환하는 디지털 혁신에 나섰다. 펌프 설계 시 고려해야 할 200개 이상의 요소를 체계화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제품 개발 기간을 기존 대비 3분의 1가량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의하면 에바라제작소는 최근 제품 설계 담당자가 공정별로 참조할 수 있는 사내 플랫폼 '에바라 개발 내비(EBARA Development Navi)'를 본격 가동했다. 에바라의 고토 아키라 기감은 "기존 매뉴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설계 근거(Why)'를 언어화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설계 단계를 수십 개의 계층으로 세분화하고, 각 단계에서 부품의 형상, 크기, 소재 선택에 필요한 최적의 선택지를 제시한다.

시스템 도입의 배경에는 제조 현장의 세대교체와 글로벌화에 따른 숙련도 격차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에바라제작소의 주력 제품인 펌프는 에너지 효율을 80%에서 90%로 높이기 위해 정밀한 설계가 요구되지만, 수중 펌프 단일 제품에만 272개의 변수가 존재한다. 경험이 부족한 신입 설계자들은 그간 정보 검색과 사내 문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으나,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부수적인 업무 시간을 약 30%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설계자와 생산 공장 간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 현장에서 직접 기술을 습득하는 '체득형 교육'이 가능했다. 그러나 생산 기지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설계 담당자가 현장의 기술적 세부 사항을 직접 접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고토 기감은 "베테랑 설계자들은 비용 목표는 물론 협력 공장의 기술 수준까지 고려해 설계한다"며, 이러한 고차원적인 판단 과정을 시스템에 이식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에바라제작소는 설계 경력 30년 이상의 베테랑 수십 명을 대상으로 1인당 20시간에 달하는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여 기술적 연결 고리를 분석했다. 현재 수중 펌프, 액체 수소용 펌프, 급수 유닛 등 3개 제품군에 시스템을 적용 중이며, 향후 인공지능(AI) 아바타를 활용해 지식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자동화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해당 시스템은 고도화를 거쳐 2026년 중 타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번 시도는 도쿄대학 대학원 우메다 야스시 교수가 제창한 '디지털 트리플렛(Digital Triplet)' 이론을 제품 설계에 적용한 드문 사례로 평가받는다. 디지털 트리플렛은 현실 세계를 복제하는 '디지털 트윈'에 인간의 지적 활동 프로세스를 결합한 개념이다. 덴소(6902 JP)와 다이킨(6367 JP) 등이 생산 공정 개선에 이를 활용한 적은 있으나, 제품 설계 단계부터 적용한 에바라제작소의 사례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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