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루닛, 볼파라 헬스 인수로 미국 의료 AI 시장 진출

인사이드 / 이준현 기자 / 2023-12-18 07:47:51
◇유방암 검진 AI 볼파라 인수 기자간담회
◇서양인 유방촬영 데이터 가치 최소 3000억
◇루닛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최선의 선택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뉴질랜드 의료용 AI 기업 볼파라헬스테크놀로지를 인수하고 미국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인수로 미래의 데이터 구매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루닛이 AI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데에 큰 기여를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루닛 사이니지. (사진=루닛)



◇ 유방암 검진 AI 볼파라 인수 기자간담회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유방조영술 AI 솔루션 개발사 볼파라헬스테크놀로지를 인수한다고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루닛은 볼파라의 지분 100%를 1억9307만달러(한화 약 252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볼파라는 뉴질랜드 웰링턴에 본사를 둔 유방암 검진 AI 플랫폼 기업이다.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에 매출의 96.5%가 미국에서 나오고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 검진기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여곳에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미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볼파라의 작년 매출은 약 210억원, 올해 매출은 282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성장률(CACR) 63%였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모두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루닛은 호주 주식시장에서 볼파라 상장 폐지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호주 공정거래 당국의 승인을 받아 내년 상반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75% 동의를 얻어 최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볼파라의 올해 영업손실이 79억원 정도이지만, 내년은 30억원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30억원 영업손실은 상장폐지 과정을 통해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자료: 루닛, 대신증권

 


◇ 서양인 유방촬영 데이터 가치 최소 3000억

루닛은 볼파라가 보유한 유방촬영 AI 분석 기술과 미국에서 확보한 서양인 유방암 환자 촬영 영상 데이터 1억장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이번 인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볼파라가 보유한 영상 데이터는 압도적인 수준”이라며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적 부분은 얼마 걸리지 않지만, 촬영 영상 데이터 확보를 위해 고객의 동의를 얻는다거나, 인허가와 규제를 뚫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볼파라는 고객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여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계약을 통해 구축해 현재 약 1억장의 데이터 확보, 연간 약 2000만장 추가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

박현성 루닛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영상 촬영에 3000~4000원의 비용이 드는 것을 감안해 단순 계산해도 볼파라 인수로 3000억~4000억원의 비용을 아꼈다는 결과가 나온다”며 “법적 문제까지 고려하면 가치는 더 크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매년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루닛이 꿈꾸는 ‘AI 플랫폼’ 개발에도 다량의 데이터를 통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볼파라는 글로벌 고객사 900개, 임상 사이트 2000개소, 기술자 5600명 이상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여러 빅테크들과도 협업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자료: 루닛, 대신증권

 


◇ 루닛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최선의 선택

루닛은 미국 시장에서 볼파라 브랜드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도 볼파라 AI 플랫폼을 유통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볼파라 미국 세일즈와 마케팅 역량을 활용 인사이트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압도적인 숫자의 데이터를 확보하여 자율형 AI 도입 현실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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