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이자이익 모두 증가…수익성 개선 뚜렷
IPO를 향한 케이뱅크의 도전
증권가, 기업가치 5조원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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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케이뱅크) |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케이뱅크가 이자이익과 비이자 이익의 고른 성장 덕분에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케이뱅크는 성공적인 기업공개(IPO) 추진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 상반기 순이익 854억 원…출범 이래 최대 실적 달성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854억원을 기록하면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250억원과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2022년 연간 최대 당기순이익인 836억원을 뛰어넘는 성과를 기록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도 347억원으로 전년도 2분기 147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으며 이번 실적 발표가 그 결과를 보여준 것”이라며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개인사업자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케이뱅크는 상반기에 걸쳐 고객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상반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1147만 명으로 2분기에만 114만 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됐다.
여신과 수신 잔액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7%, 25.8% 증가한 15조6700억 원과 21조85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2분기 가상자산거래소 예치금의 감소로 2분기 말 전체 수신 잔액이 직전 분기 대비 줄었다.
반면 여신 잔액은 정부 주도의 대환대출 인프라 영향으로 아파트 담보대출(아담대)의 갈아타기 수요가 증가하며 6.2% 늘었다.
◇ 이자·비이자이익 모두 증가…수익성 개선 뚜렷
여신과 수신의 성장이 맞물리며 케이뱅크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2642억 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 역시 32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55억 원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
비이자이익 확대에는 ‘비상장주식 시세조회’ 서비스 출시와 신한카드와의 제휴 신용카드 출시가 기여했다.
특히 인터넷은행 최초로 K-패스 기능을 탑재한 MY체크카드는 3개월 만에 90만 좌 이상 발급되며 인기를 끌었다.
케이뱅크는 상반기 동안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에서 개선된 실적을 보이며 고객 건전성 제고와 안전자산 비중 확대에 주력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상반기 대손비용률은 1.42%로 지난해 상반기 2.05%에서 크게 감소했다.
또한 상반기 말 연체율은 0.90%로 지난해 말 0.96% 이후 두 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순이자마진(NIM)은 2.26%를 기록했으며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도 13.86%로 전 분기 대비 0.16%포인트 상승했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통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영 어려움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장님 보증서대출’과 ‘사장님 신용대출’ 등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운영 중이며 ‘사장님통장’과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같은 상품도 새롭게 출시했다.
케이뱅크는 앞으로 부산신용보증재단, 서울시·서울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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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케이뱅크) |
◇ IPO를 향한 케이뱅크의 도전
케이뱅크는 지난 6월 말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이번 IPO를 통해 케이뱅크는 상반기 이익 확대와 건전성 제고 상생금융 확대 등 성과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올 2분기에는 외형 성장이 이어진 가운데 대손비용률이 안정되면서 반기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고객 기반을 더욱 확대하고 중저신용대출 확대 등 상생금융도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비심사 과정에서 직전 분기 실적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는데 이번 실적 개선이 두드러져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기업가치의 인정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케이뱅크는 과거 IPO를 처음 시도했을 때 시장 침체로 인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IPO 추진을 철회한 바 있다.
IPO 첫 도전 당시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최대 8조원으로 평가됐으나 장외시장에서 3조9000억원대까지 급감하기도 했다. 이번 IPO 도전에서는 약 7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준비 중인 기업은 상대가치 평가 방법을 통해 주가를 산정하게 된다. 이 때문에 유사한 사업을 다루는 비교경쟁(peer)기업의 주가 흐름과 재무 상태가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케이뱅크의 비교기업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며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케이뱅크의 기업공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높은 PBR을 인정받았지만 최근 크게 하락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까지 덩달아 저평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증권가, 기업가치 5조원대 전망
통상적으로 금융사의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비율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지표로 활용한다.
장외시장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추정되는 케이뱅크의 시가총액은 5조3348억원으로 기업가치는 4조에서 5조원 사이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5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케이뱅크가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가치는 약 7조 원으로 알려져 있다”며 “올해 초 기업 가치가 가장 낮았던 시점을 고려할 때 5조원에서 8조원 사이의 가치 범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말쯤 케이뱅크가 상장할 것으로 보이며 상장 시 자기자본이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상장 후 3년간 높은 여신 성장이 예상되며 카카오뱅크의 평균 PBR인 2.7배까지도 가치가 부여될 수 있다”며 “이 경우 기업가치는 최대 5조4000억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