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진 방사청 대변인 “한화오션 행정처분 여부 내부적 검토”
HD현대중공업과의 경쟁 구도 속 파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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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방위사업청(방사청)이 8조 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방식을 결정하기에 앞서 한화오션에 대한 행정처분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 수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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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진 대변인 “한화오션 행정처분 여부 내부적 검토”
조용진 방사청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한화오션의 부정당업자 제재 검토 보도와 관련 "방사청은 KDDX 개념설계 보고서 관련 사항에 대해 행정처분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행정처분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방사청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2020년 KDDX 입찰 과정에서 제출한 기본설계 제안서가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했던 개념설계 보고서의 일부를 무단으로 인용했다는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행정처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말 방첩사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3년 방사청에 제출한 기본설계 제안서가 개념설계 보고서에 포함된 도표 등 27건을 도용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해양이 개념설계 보고서 원본을 방사청에 제출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방사청에 통보했다.
방첩사는 군사기밀보호법상 공소시효(10년) 만료 등을 이유로 불입건 결론을 내리고 방사청에 처분을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KDDX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지난 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맡았으며, 기본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맡아 2023년 12월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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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KDDX 수주 경쟁 심화…법적 다툼까지 치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경쟁이 심화되고 법적 다툼까지 벌어지면서 방사청은 1년 넘게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을 맡는 관행에 따라 수의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탈취 유죄 전력을 이유로 경쟁입찰을 실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방사청은 수의계약을 선호하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한화오션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부정당업자로 지정될 경우 일정 기간 동안 방사청이 발주하는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한화오션은 공든 탑이 무너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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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결정을 앞두고 특정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을 검토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에 조 대변인은 "KDDX 사업 추진 방안은 특정 업체의 제재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KDDX 사업 추진 방안은 KDDX의 기술적 난이도, 함정산업의 여건, 전력화 시기 등을 고려하여 최적의 사업 추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사청은 이달 안에 사업분과위원회를 다시 열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논의한 후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해 최종 결정할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경제 류정민 기자(hera20214@alphabiz.co.kr)